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선 또는 친명 의원 등 당내에서 최근 탈당한 이상민 의원에게 ‘영달을 위해서’ ‘국회의장 하려고’ 등의 비난을 하자 “학폭 가담자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와 달리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에 갈 경우 순수성이 훼손되고 그동안 쓴소리를 하며 축적한 정치적 자산을 모두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5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상민 의원 탈당을 두고 “민주당에 대한 문제의식은 거의 공유한다”면서도 “다만 그 해법은 좀 다른데 저는 사실 이상민 선배 나가시고 난 다음에 우리 당에서 참 거의 시니컬하게 뒤에다 대고 얘기하는 거 그런 거 보고 상당히 안타깝고 놀랐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그것도 초선들, 한참 어린 후배 의원들, 또 친명계 의원들이 그동안 학폭의 방관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더 글로리’ 박연진과 함께 문동은을 학폭 했던 학폭의 가담자 아닌가”라며 “그런 느낌까지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떻게 저렇게 마음을 후벼파냐 하는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고 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상민 의원 탈당을 비난한 당내 초선 친명 의원 등을 두고 학폭 가담자 느낌이 든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BBS 아침저널 영상 갈무리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상민 의원 탈당을 비난한 당내 초선 친명 의원 등을 두고 학폭 가담자 느낌이 든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BBS 아침저널 영상 갈무리

‘이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가겠느냐’는 질의에 조 의원은 “(국민의힘의) 당정 수직관계가 개선이 됐느냐. 당정일체가 아직도 유지가 되고 있고, 인요한 위원장한테 전권 다 주겠다 온갖 감언이설로 모셔놓고 나서는 지금 거의 단물 다 빨아먹은 껌처럼 뱉으려고 하고 있다”며 “가실까? 저는 안 가실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앞서 이상민 의원이 지난 3일 탈당한 직후 여러 현직 의원과 원외 인사들이 비판했다. 친명이자 초선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국 ‘국회의장’을 위해 당과 동지들을 팔고 가셨다”, “무운을 빕니다만 꿈은 깨라”고 비난했다. 재선의 조승래 의원은 “이상민 선배님의 탈당은 국회의원 자리를 연명하고, 모로 가도 국회의장만 하면 된다는거 아닌가”, “개인의 영달을 위한 탈당으로 정권심판의 대열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초선의 장경태 의원도 4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상민 의원의 탈당은 ‘한 명이 탈당했다’고 생각한다”며 “탈당의 명분도, 국민의힘 입당의 명분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허태정 전 대전시장도 “그의 선택은 개인의 욕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강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썼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도 “민주당을 욕하고 떠나기 전에, 많은 국민께서 왜 비판하시는지 본인을 돌아봐야 한다”며 “개인 영달이나 사익을 위해 정치를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라고 썼다.

이런 목소리가 학폭 가담자라는 조응천 의원의 비판에 전용기 의원은 5일 다시 페이스북에 “5선 중진에 하실 말 다하며 당에 상처를 주고, 국회의장이 되시기 위해 탈당하신 이상민 의원님이 학폭 피해자라고?”, “그렇다면 당과 동지를 팔고 떠난 분께 비판도 못하는 탈당 옹호자가 정상이냐”고 반박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상민 의원이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인지, 그럴 경우 정치적 자산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센터 소장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에는 가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가는 순간 이상민 의원이 그동안 당 내에서 외쳤던 여러 옳은 소리, 정의로운 소리, 이재명 당대표를 향한 비판,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여당 가려고 그러는 거였구나. 국회의장 한 번 더 해 먹으려고 그러는구나라고 매도당한다”고 우러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센터 소장이 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순간 그동안의 당내 비판의 순수성을 모두 잃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CBS 뉴스쇼 영상 갈무리
▲장성철 공감과 논쟁센터 소장이 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순간 그동안의 당내 비판의 순수성을 모두 잃게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CBS 뉴스쇼 영상 갈무리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도 같은 방송에서 “저도 통화 한 적이 있는데, ‘국민의힘에는 가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국회의장 이런 걸 하려면 1당이 돼야 되는데 그것만이 목표여서 탈당한 건 아니다. 탈당할 수밖에 없는 민주당 내부의 사정과 고뇌가 있었다. 진정성이나 순수성이 다 훼손되고, 실제 1당 될 가능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의장은 “지금가지 문제제기 해온 연장선에서 우리 정치가 크게 재편되고 나아지는데 중진 의원으로서의 역할을 하면 어떨까”라며 “국민의힘 가는 순간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댓글로 비난하는 것들이 다 정당화 돼 버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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