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사표 수리를 두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며 사표 수리가 아닌 파면시키기 위해 탄핵소추안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허를 찔린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미 지난 월요일(지난달 27일) 사표낸다는 얘기를 듣고 화요일(28일)에 냈다고 밝혀 그만 둘 줄 알면서 탄핵안을 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이 위원장의 사표를 전혀 예상 못했다고 했고,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1일 오후 3시를 조금 넘긴 시각 개회한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탄핵소추안은 정부로부터 방송통신위원장이 면직되었다는 공문이 제출되어 의사일정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사 손준성, 검사 이정섭 탄핵안은 투표결과 가결됐다. 손준성 검사 탄핵안은 투표수 180표 중 가 175표, 부 2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 가결되었고,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은 투표수 180표 중 가 174표, 부 3표, 기권 1표, 무효 2표로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본회의를 마친 뒤 자리를 빠져나오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미디어오늘 기자 등과 만나 ‘오전 회의에서 사표 수리를 하지 말라면서 탄핵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사표 처리가 안됐으면 투표가 되는 건데, 의사국의 해석이 ‘개인 이동관이 아니라 방통위원장 이동관이기 때문에 방통위원장직을 면직한 상태에서 탄핵안 처리가 불가한 것 같다’는 유권해석을 내서 의장님이 모두에 그런 발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손준성, 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돌아오고 있다. ⓒ연합뉴스

‘사표로 그만두게 된 것과 탄핵안을 통해서 그만두게 된 것이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평가를 하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홍 원내대표는 “(사표 제출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일부 언론에서 ‘허를 찔렸다, 몰랐다’는데 그렇지 않고, 이미 꽤 오래전부터 이동관 사퇴설이 있었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YTN 매각과 연합뉴스 매각 처리하고 하려했는데, 실제로 그게 잘 안된거죠. 그러면서 그게 결론이 나면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사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그래서 저희가, 이미 그래서 지난주 모두 발언에서 파면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 범죄혐의가 있고 유(귀)책사유가 있는 고위공직자를 사표수리해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니 파면 시키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그런데 탄핵처리가 임박해서 사표수리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인사처리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사표수리하면 새 위원장이 빨리 임명되면 한달이면 정상화될 수 있는데 반해서 탄핵안이 처리되면 4개월 이상 걸린다’는 상황 해석과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그런데 못한다. 이동관 방통위원장도 인정해서 사표 내고 사실상 도망간 것이나 마찬가지고, 정부도 이것(탄핵안)이 인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표를 받은 것 아니냐”며 “탄핵됐을 때, (이전까지) 합의제 기구 사실상 5명이 해야 할 일을 독임제 방식으로 2명이 처리한 것은 중대한 법적 하자가 있다는 것을 정부도 인지하고, 이런 사표 처리방식으로 꼼수지만 어쨌든 정부가 스스로 문제를 우회해서 회피”했다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제2의 방통위원장이 누가 오든지 간에 2명이서 중대 사안인 보도전문매체를 매각하거나 민영화하는 방식은 못한다는 것”이라며 “그건 위법하다는 거다”라고 판단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개회하면서 정부로부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면직되었다는 공문을 제출했다며 이동관 탄핵소추안을 의사일정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김진표 국회의장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개회하면서 정부로부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면직되었다는 공문을 제출했다며 이동관 탄핵소추안을 의사일정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이재명 대표는 오전에 이동관 위원장이 사표 낼지 예상 못했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기자 질의에 홍익표 원내대표는 “알고 있었어요. 다 알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 취지는 이거에요. 다 예측하고 있었지만 실제 그렇게까지 (사의표명을) 하느냐. 너무 하다는 강조의 말씀이었다”고 해명했다.

‘사표를 예측했다는거냐’는 재차 질의에 박 의원은 “네네”라고 답했고, ‘언제쯤부터 예측이 된거냐’고 묻자 박 의원은 “여러분들 모르셨어요? 하하”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월요일에 애기듣고 화요일에 탄핵안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 (사표낼 줄) 알고 탄핵안을 낸 거라는 말씀이냐’는 질의에 박 의원은 “네”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