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개국 250여개 방송사가 미디어의 성평등·다양성·포용성 구현을 약속했다. KBS 성평등센터는 이 자리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다양성 분석 시스템을 소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송사들의 협력 강화를 위해 창설된 ABU(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는 29일 ‘ABU 2023 서울총회’ 부속회의인 ‘ABU 여성포럼’(WWW: Women With the Wave)에서 ‘서울 선언’(Seoul Declaration)을 채택했다.

이들은 “서울에 모인 우리는 미디어 부문 전반에서 성평등을 증진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대하기 위한 ABU의 변함없는 헌신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미디어 부문에서 특히 의사 결정 및 콘텐츠 제작에 있어 성평등과 다양성 측면에서의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굳게 믿는다”며 “현재의 이니셔티브가 지속되고, 확대되고, 거듭돼야 한다. 따라서 성별, 지역, 세대 및 사회경제적 격차와 관련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음 단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2023년 10월29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ABU 여성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KBS
▲2023년 10월29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ABU 여성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KBS

서영주 KBS 성평등센터장은 이날 포럼을 통해 “조직과 콘텐츠에서의 다양성 수준 측정과 의사결정에서의 정보 제공을 위해 콘텐츠 다양성 연구, 성인지통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 다양성 연구를 통해 우리는 연령, 성별, 인종 등 다양한 인구그룹이 방송 콘텐츠에서 얼마나 재현되는지 분석한다”며 “성인지통계의 경우 조직과 인력, 콘텐츠와 관련한 성별 통계를 담고 있다. KBS는 출연자 다양성을 분석하기 위한 AI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서 센터장은 “AI 시스템은 출연자의 성별과 연령대를 추론한다. 등장인물 다양성 분석을 위해 기존에는 수작업 코딩 방식을 사용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며 “AI 분석을 통해 보다 빠르게, 대용량의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 프로젝트는 저희 기술연구소와 협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AI 기술 활용에 따른 데이터 생산 기대효과도 크다”고 했다. AI 시스템을 활용한 성인지 통계 데이터는 이르면 올해 안에 공개될 전망이다.

서 센터장은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도 조직 내부에, 제작 현장에 성평등, 다양성, 포용성의 가치를 확산하는 것이고, 시청자들을 위해 콘텐츠에서 성실히 반영하는 것”이라며 “오늘 우리의 결론과 계획은 우리가 함께 서명할 ‘서울선언’에 그대로 담길 것이다. KBS 성평등센터는 우리의 목표를 실현할 때까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모든 회원사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2023년 10월29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ABU 여성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KBS
▲2023년 10월29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ABU 여성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KBS

아래는 ABU ‘서울 선언’ 전문.

<서울 선언(Seoul Declaration)>

1. 우리는 성평등, 다양성, 포용성을 달성하는 데 있어 미디어 역할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제도적 노력을 지속하고 확대할 것을 선언한다.

1-1. 의사 결정 및 콘텐츠 제작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인다.
1-2. 콘텐츠 내의 성평등과 다양성을 강화한다.
1-3.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교육훈련을 장려한다.
1-4. 내부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투명성 측정 및 공개를 강화한다.

2. 우리는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언론의 인식이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인식한다. 이를 위해 회원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전파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3. 우리는 서로의 문화적, 사회적 특수성을 중시하고 존중하면서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멘토링 프로그램을 포함한 교육 및 훈련 이니셔티브를 실행할 것을 약속한다.

4. 우리는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커뮤니티와 개인들이 미디어 콘텐츠와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조직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5. 성평등, 다양성,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지역 미디어간 상호 교류와 협력을 넘어 유엔(UN), 유네스코(UNESCO) 등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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