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상희·이하 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MBC와 방문진에 관련한 여러 사안들에 대해  여야가 서로 현격하게 상반된 접근을 보였다.

MBC 국정감사 실시 필요성 놓고 이견보여

   
▲ 11일 국회에서 열린 문광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방송문화진흥회 이상희 이사장이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 사이에 시각차이가 현격하게 드러난 것은 최근 감사원이 행자부를 통해 입법추진 중인 감사원법 개정안에 대한 질의내용에서였다. 감사원법 개정안에서의 핵심적 쟁점은 MBC가 국정감사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입장차이였다. 정부출자기관의 출연기관까지 감사원의 피감기관으로 포함시키도록 한 감사원법 개정안에 따르면 방문진의 출연을 받은 MBC도 감사원의 피감기관이 되는 것과 동시에 국정감사의 대상에 오르게 된다.

열린우리당의 노웅래 의원은 MBC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도입시 이중감사의 우려가 있음을 강조하며, 방송위 이효성 부위원장에게 의견을 물었다. 이 부위원장은 "MBC가 공영성 강화차원에서 경영에 대한 감사를 받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라면서도 "그로 인해 편성 등 방송내용적 측면에서 영향을 받게 된다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의 박형준 의원은 MBC의 일산제작센터 부지 편법운영 의혹과 함께 비정규직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거론하면서 "MBC가 특권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의 기득권에 불리한 사안은 감추고 있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MBC가 감사원 감사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정수장학회 문제, 한나라당 '신중론'…열린우리당 '조속 해결'

정수장학회 문제를 놓고도 여야는 첨예한 입장대립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MBC 지분의 30%를 보유하고 있는 정수장학회를 놓고 그 설립과정에서의 탈법성을 부각시키면서, 소유구조의 개편을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의 민병두 의원은 "정수장학회가 MBC 주주총회에 참석한 바도 없고 발언한 바도 없다"며 "회사운영에 발언도 하지 않는 형식적인 주주는 의미가 없다"며 '정수장학회가 MBC의 지분을 포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냐'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반면 한나라당의 심재철 의원은 방문진 이상희 이사장에게 "어떤 기업에 있어 한 주주가 다른 주주에 대한 배당금 문제를 관리·감독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방문진의 정수장학회 문제 개입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또한 박형준 의원 역시 "국정감사가 정쟁의 장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겠느냐"며 "정수장학회가 문제가 된다면 체계적인 대안을 가지고 논의되어야 국정감사가 정쟁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MBC 일산제작센터 부지편법운영 의혹 일관되게 지적

한나라당 의원들은 거의 모두 MBC의 일산제작센터 부지편법운영 의혹관련 질의를 빠뜨리지 않고 집요한 질문공세를 펼쳤다. 정병국 의원을 필두로 이재오·고흥길·이계진·심재철 의원 등은 'MBC가 일산제작센터 부지운영과정에서 고양시와의 계약을 위반한 것은 물론 세부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서 공개하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는 의혹을 연이어 제기했다.

특히 심재철 의원은 "MBC 스스로가 부동산 투기를 통해 편법이득·부당이득을 취하면서 어떻게 부동산 투기문제에 대한 지적을 할 수가 있느냐"며 강한 어조로 다그쳤다. 이에 대해 이상희 이사장은 "그런 논리로 보면 그럴 수 있다"며 완곡한 어법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열린우리당, 방문진 관리·감독기능 강화 주장

   
▲ 11일 오후 방송문화진흥회에 대한 국회 문광위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우상호의원이 방송사들의 디지털방송장비 구입과 운용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주로 방문진이 MBC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질의를 전달했다. 열린우리당의 이경숙 의원은 "방문진이 상법상 대주주로서의 지위만으로는 MBC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판단 하에 현행 방문진으로 개정이 있었던 것"이라며 "다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MBC는 노영방송'이라는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방문진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천영세·이경숙 의원, "MBC 문어발식 뉴미디어 진출 막아야"

이 날 국정감사에서는 전문정책적인 질문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주노동당의 천영세 의원은 이상희 이사장에게 "위성DMB의 지상파 재전송시 지역방송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MBC가 최근 위성DMB 사업에 대한 지분참여·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서의 PP사업 진출 등 뉴미디어 영역에서 지상파 콘텐츠 독점권을 이용한 돈벌이에 나서고 있지 않느냐"며 '공영방송으로서 부적절한 사업전략'이라는 지적을 남겼다. 열린우리당의 이경숙 의원 역시 유사한 관점에서 MBC의 위성DMB 지분참여에 비판적인 질의를 방문진측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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