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 40분부터 국회에서 진행된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상희·이하 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위원들은 △MBC 인력구조개편 문제 △정수장학회에 대한 MBC 기부금 급증 △방문진의 지휘감독 소홀 등에 초점을 맞춘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MBC 일부 프로그램의 편파성 논란 △일산제작센터 부지편법운영 등에 질의를 집중해 국정감사가 '이원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방문진에 대한 국정감사는 국회에서 계속 진행 중이다.

열린우리당 " MBC, 정수장학회에 대한 기부금 급증"

열린우리당 정청래 의원과 김재홍 의원은 지난 5년 간 MBC가 정수장학회에 지출한 지원금이 3배나 증가한 점을 지적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지난 2002년 MBC는 법정기부금과 지정기부금을 합쳐 27억 여 원을 기부했는데 이중 정수장학회에 13억을 지원금으로 지출했다"면서 "2003년에는 17억 원이 지출되는 등 지난 99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물론 이자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점과 장학금 수혜대상을 넓힌다는 명목에서 기부 액수의 신청을 증액시키고 있지만 정확한 기준 등이 마련되지 않은 채 기부금 액수를 계속 증액 지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방문진과 MBC는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같은 당 김재홍 의원은 "MBC가 주식지분율에 따른 배당 외에 매년 별도로 장학재단의 이사장에게 매월 1500만원씩 지원해왔다"면서 "이는 비도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사장을 추궁했다.

MBC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9년 MBC는 정수장학회에 6억 3천만 원을 기부했으나 2000년에는 7억, 2001년에는 11억, 2002년에는 13억, 2003년에는 17억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MBC 노조위원장 출신인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MBC 인력구조 개편이 시급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노 의원은 "방문진의 2003년 MBC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부장직이 2001년에서 2002년 사이 34.1%나 증가하고, 2002년에서 2003년 사이에는 31.8%나 증가하는 등 인력정체가 심각하다"면서 "간부가 전체인원의 절반을 초래해 차지하는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로 변모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상희 이사장은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사안 특히 회계상의 문제는 방문진 입장에서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일부 프로그램 편파적, 공영성 상실"

한나라당 의원들은 MBC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편파성 논란을 집중 제기했다.

심재철 의원은 "'신강균의 사실은…'과 라디오 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경우, 각각 TV 편파방송의 대명사와 라디오 편파방송의 홍위병으로 나섰다"고 지적하면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일정과 4·15 총선을 앞둔 시기 편파 왜곡방송을 했음에도 자체 심의실에서 단 한 차례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김미화의 세계는…'의 경우도 지난 3월에서 5월 사이 10여 차례에 걸쳐 탄핵반대 쪽을 여론을 호도 했으며 최근에는 국가보안법 폐지 찬성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 또한 '신강균의 사실은 …'이 '조중동 깨기'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하며, "공영방송이 조작·오보·무책임·불공정 방송에 앞장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신강균의 사실은…'은 2004년에만 모두 32회를 방송했는데 그 중 25회에 걸쳐 조선·동아·중앙에 대한 비판보도가 방송됐다"면서 "전체 방영일 중 75%가 특정신문에 대한 공격에 집중되고 있어, 다양하고 공정한 방송이 아니라 특정신문에 대한 공격에 총대맨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MBC의 일산제작센터에 대한 시세차익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고흥길·박형준·정병국 의원 등은 "MBC는 애초 신사옥을 짓겠다고 했으나 IMF로 인해 재원조달에 문제가 생기자 방송제작센터를 짓기로 하고, 지난 2000년부터 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면서 "하지만 불과 2년이 지난 2002년에 무려 4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한 상암동 DMC(Digital Media City) 부지 내에 신사옥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MBC가 본격적인 부동산 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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