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진흥재단이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의 올해 디지털뉴스리포트 한국판 번역본에서 MBC 뉴스신뢰도 1위 등의 내용이 담긴 한국의 매체 신뢰도 조사결과 항목을 통째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현 정권과 가장 큰 갈등관계에 있는 MBC가 신뢰도 1위라는 게 싫어서 그랬느냐, 창피했느냐는 지적이 나오자 언론재단 담당 본부장은 “표본조사 대상에 온라인 참여자만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삭)제했다”고 답했다. 이에 “그걸 답변이라고 하느냐”, “그럼 과거엔 왜 발표했었느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언론진흥재단 등 국정감사에서 언론진흥재단이 지난 6월 내놓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한국’(한국판) 보고서를 두고 “보고서와 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 세계의 조사 대상 46개국 중 우리나라 국민 뉴스 신뢰도는 2022년에 40위였다”며 “주요 뉴스 매체 신뢰도 결과에서 1등 매체는 2020년에 JTBC 2021년 22년에는 YTN이 연속으로 차지했다. 그럼 2023년도엔 어디가 1위했을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한국판 보고서에 대한민국 (매체 신뢰도 조사 항목)이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고서 원본을 찾아본 결과를 PPT로 제시하면서 “한국의 주요 뉴스 매체 신뢰도는 윤 정부가 가장 핍박을 준 MBC가 58%로 1위에 버젓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바이든 날리면 보도 이후 보복수사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MBC 기자 압수수색 등등 그렇게 괴롭히고 못살게 하더니 MBC가 1위에 선정된 것이 국민께 알려지는 게 싫었던 거겠죠”라며 “얼마나 부끄러웠으면 보고서에서 아예 한국 부분은 통째로 빼 버렸을까”라고 성토했다.

임 의원은 “MBC가 1위 된 게 기분 나빴고, 정부에서 한 행동이 있는데 MBC가 1위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 창피하겠죠. 그래서 아예 통째로 빼버린 것 같다”며 “질병관리청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의도적으로 비공개한 것이 논란이 되었는데 문체위에서도 정보를 고의 누락시켜 허위 보고서를 만들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고 비판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언론진흥재단 국정감사에서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한국이라는 보고서에 언론진흥재단이 MBC가 1위로 조사된 한국 뉴스 신뢰도 조사결과를 통째로 삭제한 것을 두고 MBC 1위 사실이 싫어서 뺐느냐고 따지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 언론진흥재단 국정감사에서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한국이라는 보고서에 언론진흥재단이 MBC가 1위로 조사된 한국 뉴스 신뢰도 조사결과를 통째로 삭제한 것을 두고 MBC 1위 사실이 싫어서 뺐느냐고 따지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이에 남정호 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은 로이터연구소 리포트의 한국 부분을 뺀 것을 두고 “제가 취임하고 나서 조사 대상의 표본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로이터에서 하는 것의 표본은 온라인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한다. 그러나 아주 정확한 통계를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에서의 자료뿐만이 아니고 오프라인에 있는 사람들까지 다 자료를 (조사)해야 된다”고 답변했다.

남 본부장은 “그런데 영국에 있는 로이터에서는 예산상의 문제로 해서 온라인에 있는 사람을 표본으로 조사했는데 온라인에서 가입한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젊은 분이라든지 어떤 성별별로 한쪽으로 몰려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과 상의해서 이것은 약간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이번에는 제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를 했”다고 해명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언론진흥재단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PPT에서 로이터저널리즘이 발행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원문에 매체 조사결과 MBC가 신뢰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 갈무리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언론진흥재단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PPT에서 로이터저널리즘이 발행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3 원문에 매체 조사결과 MBC가 신뢰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 갈무리

이에 임오경 의원은 “답변이 되지 않는다. 자리에 앉으라. 지금 그걸 답변이라고 하고 있는 거냐”며 “계속해서 게재됐던 게 하루아침에 이 보고서에서 다 한국을 누락시키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임 의원은 “언론진흥재단 실무진에게 확인을 해봤더니 (언론진흥재단 실무자는) ‘배포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고 특별한 이유 없다’고 했고, ‘자체적인 판단’이라고 하는 답변이 저한테 왔다”고 제시했다.

임 의원은 “그런데 왜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놓으시냐”며 “이제까지 연구소 원문 자료를 그대로 가져와 예산을 써 가면서 번역 보고서를 만들어 왔는데 왜 2023년도 윤석열 정부 정보를 조작해 허위보고서를 만들고 있느냐. 왜 한국을 빼느냐”고 되물었다. 임 의원은 “그러면 처음부터 가입하지 말고 올리지 말았어야죠”라며 “지금 온라인 오프라인 말씀하시는 거냐. 과학 통계 가장 중요시하는 윤석열 정부”라며 “정부가 이것보다 더 정확하게 우리나라에서 통계 낼 수 있느냐”고 따졌다.

▲남정호 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이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언론재단이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의 올해 디지털뉴스리포트에서 한국의 매체 신뢰도 조사를 통째로 삭제한 이유를 두고 표본조사 대상이 온라인만이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제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사진=영상회의록 갈무리
▲남정호 언론진흥재단 미디어본부장이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언론재단이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의 올해 디지털뉴스리포트에서 한국의 매체 신뢰도 조사를 통째로 삭제한 이유를 두고 표본조사 대상이 온라인만이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제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사진=영상회의록 갈무리

임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서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비정상적인 일들이 정상적인 일처럼 지금 이행되고 있다는 거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지시한 분이 언론재단의 누구인지 아니면 문체부의 지시인지 정확히 이걸 알고 싶어졌다. 지금이라도 예년처럼 정상적으로 분석해서 보도자료 배포하고 국민께 진실을 저는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임기가 이날까지인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제가 후임자에게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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