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3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10월3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MBC의 日오염수 방류 관련 보도에서 등장한 물고기 떼죽음 사진을 두고 “심각한 수준의 가짜뉴스”라는 주장이 나왔으나, 지나친 비판인 것으로 나타났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3일 <오염수 2차 방류 준비..내년 3월까지 삼중수소 5조 베크렐 방류 계획> 리포트에서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두 번째 방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며 앵커 멘트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후쿠시마 원전 등 여러 장의 사진을 배경 화면으로 썼는데, 가장 마지막에 한 대형 선박 옆에 죽어있는 물고기 떼 사진을 썼다. 

MBC 관리‧감독기관이자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서 ‘물고기 떼죽음 사진’이 도마에 올랐다. 10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도인 이사는 “10월3일 기사에서 물고기 떼죽음 장면을 앵커 멘트 하면서 7초간 노출시켰다. 화면을 본 사람들은 뒤에 무슨 말을 해도 (도쿄전력 주장을) 안 믿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너무 민주당 편향 방송이 관행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제작 가이드라인을 준수해달라”고 주문했다.

차기환 이사도 “물고기 떼죽음 사진을 배경으로 쓴 것은 의도성이 읽힌다. 과학적 근거 없이 처리수를 방류하면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한 화면”이라며 “2008년 서울 한복판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광우병 보도가 생각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방문진 차원에서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사들의 주장은 해당 보도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가짜뉴스 심의전담센터’에 신고했다고 밝힌 10월4일자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장겸) 주장과 거의 같다. 국민의힘 가짜뉴스특위는 “오염수 방류와 물고기 떼죽음은 인과관계가 없다. 오염수 방류로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는가”라며 “MBC <PD수첩>이 저지른 광우병 파동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라 주장했다. 또 “오염수 관련 괴담으로 수산업자들의 근심이 깊은 와중”이라며 “해당 보도는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심각한 수준의 가짜뉴스”라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사진은 오염수 방류 당일, 일본 후쿠시마항에서 촬영한 것이다. MBC측은 “해당 화면은 외신으로 들어온 일본 오염수 해양 방류 당일인 2023년 8월 24일 후쿠시마 부두를 촬영한 화면”이라고 밝혔으며 “해당 리포트 앵커 멘트 마지막 부분은 ‘도쿄 전력은 어제부터 오염수 방류로 인한 피해 사례 접수도 시작했습니다’라는 워딩이고, 이 부분에 맞춰 이 화면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사에서도 피해 사례 접수 내용이 언급된다. 일본 어민들의 실제 피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후쿠시마항 앞에 죽어있는 물고기 사진을 쓴 셈이다. 

때문에 해당 사진은 보도 내용과 관련 있다는 게 MBC 입장이다. MBC측은 “현재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오염수 방류로 일본 어업인들이 수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한 뒤 “일본 어민의 피해 접수를 시작한다는 멘트에 맞춰, 방류 당일 촬영된 후쿠시마 항구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앵커 백화면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오염수가 물고기 떼죽음을 일으켰다는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는 국민의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방문진 내부에서도 MBC보도를 향한 일부 이사들의 ‘강력 경고’ 요구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석환 이사는 “보도에 대한 개입이 될 수 있다”고 반대했고, 윤능호 이사는 “보도에 우려를 표시하는 건 좋은데 마치 MBC가 민주당 편향 방송을 하는 것처럼 계속 정치적 색깔을 덧씌우려는 것 같다. 이게 어떻게 민주당 편향 방송이냐”며 “이런 태도는 지양하자”고 주장했다. MBC 한 관계자는 “일부 여권 이사가 오히려 국민의힘 방송, 정권 스피커가 되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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