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558돌을 맞아 어느 때보다 풍성한 한글날 특집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KBS 1TV의 <위대한 여정 한국어> 3부작은 한국어의 뿌리를 찾아 몽골과 시베리아를 넘나든 대작이며, MBC의 <한글, 소리를 보이다>는 그동안 시각적으로 접근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한글의 청각적인 우수함을 증명한 것이 돋보인다.

EBS의 <아시아는 지금 한국어 전성시대>는 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국어 배우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을 찾아 문화적인 관점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되짚어봤으며, SBS의 <학교전설>은 스타들의 받아쓰기를 통해 지루하지 않게 올바른 한글사용법을 가르쳐준다.

KBS1 <위대한 여정 한국어>-한국어의 뿌리를 찾아가는 지적탐험

   
▲ KBS 한글날 특집프로그램 <위대한여정한국어> 중 중국 오로첸족언어 조사 자료화면 ⓒ KBS
언어라는 것은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한 민족을 만들고 소멸시키기도 하며, 유구한 역사와 경로를 거쳐 변화하고 주변국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면 KBS 1TV <위대한 여정 한국어>는 놓치기 아까운 다큐멘터리다.

제작진은 이 다큐를 위해 1년6개월 동안 한국어의 기원을 찾아 몽고와 시베리아의 오지를 찾아다녔고 방대한 분량의 역사서 탐독과 고증을 통해 고대사의 극적인 사건 속에서 민족과 언어의 상관관계를 끄집어냈다. 또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경쟁이 치열한 21세기 언어산업을 진단하고 한국어의 세계화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위대한 여정...>은 1부 ‘말의 탄생-산과 바다를 넘어’(9일 오후 8시), 2부 ‘말은 민족을 낳고’(10일), 3부 ‘말의 길-한국어의 선택’(17일) 등 총 3부작으로 방영되며, 마치 백과사전을 읽어 내려가는 것처럼 풍부한 지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홀대받고 있는 한국어에 대한 소중함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MBC <한글, 소리를 보이다>-소리를 보여주는 최고의 음성언어

KBS의 <위대한 여정...>이 배낭을 메고 산과 들로 떠나는 즐거움을 준다면, MBC의 한글날 특집프로그램 <한글, 소리를 보이다>(9일 오전 11시5분)는 실험실에서 놀라운 발견을 했을 때처럼 또 다른 쾌감을 제공해준다.

<한글, 소리를...>은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한글과 다른 문자의 소리를 음성 분석해 한글의 우수성, 특히 한글이 소리를 시각적으로 담아내는 데 뛰어난 문자임을 과학적으로 보여주는가 하면, 재미교포 힙합 뮤지션 드렁큰 타이거의 래퍼 JK가 직접 뮤직비디오를 통해 한글이 랩 음악을 하는데 가장 적합하고 뛰어난 문자임을 증명한다.

한글을 청각적으로 접근한 신선한 기획과 판소리·랩·과학실험·재연드라마를 접목해 다큐멘터리는 딱딱하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점이 돋보인다.

EBS <아시아는 지금 한국어 전성시대>-한국어 열풍 문화리포트

EBS의 <아시아는 지금 한국어 전성시대>(9일 오후 4시10분)는 베트남과 일본을 중심으로 최근 불고 있는 한국어 열풍을 취재한 리포트다. 한글의 역사성이나 우수성보다 한류열풍을 타고 아시아 각 나라에서 한국과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얼마만큼 높아졌는지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아시아는 지금...>은 몽골과 베트남, 일본을 직접 찾아가 각 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과 이들이 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하는지 등을 문화적 관점에서 다뤄 자연스럽게 한국어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SBS <학교전설>-오락과 한글의 적절한 조합

SBS는 따로 한글날 특집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고, 기존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인 <학교전설>(9일 오후 5시)을 한글날 특집편으로 꾸몄다.

<학교전설>은 최근 스타들의 받아쓰기 테스트라는 형식을 통해 재미와 한글의 올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으로, 이번 한글날 특집편에는 가수 서수남·김창남·김성수·리치, 방송인 김한석·로버트 할리, 탤런트 곽진영·조정은 등이 받아쓰기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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