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21일 작성된 ‘VIP 비방 온라인게임물 유포 대책 검토’ 청와대 문건. 
▲2008년 10월21일 작성된 ‘VIP 비방 온라인게임물 유포 대책 검토’ 청와대 문건. 

2008년 10월21일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에서 작성한 대통령 서면 보고서 제목은 ‘VIP 비방 온라인게임물 유포 대책 검토’였다. 보고자는 양유석 방송통신비서관. 해당 보고서는 “최근 VIP 및 정부정책에 대한 비방 등을 내용으로 한 플래시게임 형태의 게임물이 유포되고 있어 이와 관련된 경과 및 조치사항”을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0월20일 통신 심의를 통해 플래시게임 중 △이명박 박살내기 △명박총독산성 △황야의 무법자 △UFC747_이명박권투 △이명박 괴롭히기 플래시게임을 삭제했다. 사유는 “VIP 비방 정도가 심하여”였다. ‘해당없음’으로 삭제를 면한 플래시게임은 △쥐잡기게임 △광우병 소 키우기 게임 △쥐와 미친 소 잡기 게임 △이명박 두더지 게임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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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살내기, 명박총독산성, 황야의 무법자, UFC747_이명박권투 플래시게임. 

게임물등급위원회는 같은 해 10월17일 “미등급/등급위반 불법 게임물은 삭제 등 행정명령이 가능”하다며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에 이들 플래시게임에 대한 삭제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보고서는 고려사항으로 “비판·비난 내용만으로는 단속하기가 쉽지 않고, 표현의 자유 억제라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지혜롭게 대응 필요”, “형법상 모욕죄(친고죄),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명예훼손죄(반의사불벌죄)에 따른 형사처벌은 신중한 접근 필요”를 명시했다.

MB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씨가 윤석열정부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전면에 등장했다. MB정부 청와대 부대변인을 지냈던 김은혜씨는 대통령실 홍보수석이다. MB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던 유인촌씨는 또다시 문체부 장관 취임이 유력한 상황이고 MB정부 정무수석이던 김효재씨는 10월 중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취임이 유력하다. 

MB정부 인사들이 언론, 미디어를 총괄하는 정부 요직에 속속 자리하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었던 MB정부 시절이 떠오른다. 최근 뉴스타파 인용 보도에 나섰던 방송사들이 과징금 제재를 받고,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나선 모습을 보니 15년 전 ‘이명박 박살내기’ 게임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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