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식 PD연합회장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PD연합회) 정호식 회장은 외주제작사가 저작권을 갖겠다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최근 성공한 드라마의 대부분이 외주제작사라는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점차 강화되고 있는 ‘한류 흐름’을 고려했을 때 저작권 활용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까지 감안한 ‘계산된’ 주장이라는 것이다.

정 회장은 현 단계에서 외주제작사에 저작권을 주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몇 가지 선결과제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방송의 상업화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금 드라마와 관련된 대부분의 기획을 방송사에서 하고 있고, 제작비  또한 방송사가 대부분 부담하는 데다, 프로그램 성공여부에 따른 위험부담까지  고스란히 방송사가 안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저작권을 외주제작사가 갖고 방송사에게는 방영권만 주겠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이럴  경우 방송사는 단순히 채널사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방송의 상업화를 더욱 촉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회장은 드라마제작과  관련해 외주제작사가 우위를 선점할  경우 방송사 내의 PD, 작가, 출연진이 모두 빠져나감으로써 제작역량  자체가 줄어들게 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럴 경우 방송사 드라마 부문 자체가 ‘아웃소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정 회장은 “외주제작사의 특성상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주요한 판단 기준은 이윤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작품성이 있는 프로그램의  제작비율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현재와 같은 갈등 국면이 일시적인 봉합책으로 마무리되거나 계속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주문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 회장은 “교양부문의 경우 이미 촬영한  원본 테이프를 새롭게 편집해 해외에  판매하는 문제는,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에 상당한 합의가  이뤄지는 분위기”라면서 “드라마 또한 위험부담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절차를 거칠 경우 저작권을 일정하게 공유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방송사도 외주의 필요성을 상당부분 인정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당사자들간의 협의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방송협회와 독립제작사협회, PD연합회 등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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