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며 방송통신위원장과 국민권익위원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거부했으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회의에 참석시켜 내로남불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해촉의 근거인 정시 출퇴근 위반 및 업무추진비 과다사용 문제를 여당 방심위원인 황성욱 위원에도 적용해 해촉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 대통령이 출범 이후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과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키지 않으면서 그 이유로 “국무위원 자격이 되지 않”아서라고 말한 점을 들었다. 고 의원은 “이 논리대로라면 이동관과 김홍일은 국무위원이 아님에도 국무회의에 참석해 1급 보안이 포함된 국가중대사를 보고받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무회의 참석여부 결정은 국무회의 의장인 대통령이 하게 되어 있다. 국무회의의 규정에 관한 법률 제8조 2항에서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출석하여 발언하게 하거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라고 한 점을 들어 고 의원은 “의장인 대통령의 판단에 의해 국무회의 참석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답하라. 국무위원이 아닌 자들을 국무회의에 참석하게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고 의원은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향해 “이동관은 국무회의에서 어떤 보고를 했는지 밝혀라”며 “특별한 보고사항이 없음에도 회의에 참석했다면 자신의 직무를 넘어선 국가 중대사를 논하는 자리에 끼어든 월권행위”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된 것이 아니라면 그때는 안되고 지금은 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대한민국은 인치가 아닌 법치에 의해 운영되는 민주공화국이다. 맘 내키는대로 주물러도 대는 왕정도 아니고 독재국가도 아니다. 대통령 마음대로 국정의 기준을 정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9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주호 교육부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YTN 간추린뉴스 영상 갈무리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29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주호 교육부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YTN 간추린뉴스 영상 갈무리

이와 함께 언론장악을 위한 “내로남불 이중잣대”의 사례도 들었다. 고 의원은 “독립적으로 방송통신 심의를 해야 할 민간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마저도 자신들의 뜻대로 주무르기 위해 표적감사를 벌여 쫓아냈다”며 “과정은 위법하고 무도하다 못해 공정하지도 못했다. 말 그대로 ‘내로남불, 이중잣대’”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한달 여 동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회계검사를 실시해 지난 10일 발표한 결과에서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 황성욱 상임위원 3인에 대해 “9시 이후 출근과 18시 이전 퇴근이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고, 업무추진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한 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에 대해 엄중 경고”했다고 밝힌 점을 소개했다. 이를 근거로 인사혁신처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 해촉안을 건의,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해촉했다.

그러나 고민정 의원은 방통위의 ‘회계검사 결과 보고서’에 △18시 이전 퇴근은 황성욱 상임위원이 288회(72.7%)로 가장 많았고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중 1인당 집행단가 상한액(3만원) 초과 집행 건수도 황성욱 상임위원이 24건, 287만2000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정연주 위원장 13건, 166만원, 이광복 부위원장 9건, 173만9000원이다. 그런데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만 해촉됐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을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고 하더니 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후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도록 했느냐며 내로남불 이중잣대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방송통신위원장을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고 하더니 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후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도록 했느냐며 내로남불 이중잣대를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고 의원은 “방통위의 회계감사 결과가 정연주 위원장을 해촉할 만한 사유가 된다고 하면, 오후 6시 이전 퇴근이 가장 많았고, 업무추진비 1인당 집행단가 초과 건수와 금액도 가장 큰 황성욱 상임위원 또한 해임됐어야 마땅하나, 윤석열 정부는 야당 성향 위원장과 부위원장만 골라서 해촉시켰다”며 “이는 방통위의 회계검사가 야당 성향 정연주 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을 쫓아내기 위한 기획 감사, 표적 감사였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방통위와 인사혁신처, 윤석열 대통령은 황성욱 상임위원은 왜 해촉을 하지 않았는지 답하라”며 “인사혁신처는 지금이라도 방통위의 회계검사 결과를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황성욱 상임위원 해촉을 건의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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