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MBC '뉴스데스크' 8월24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목포MBC '뉴스데스크' 8월24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日오염수 방류에 대한 목포MBC 어민 인터뷰를 두고 여당이 “정치인을 어민으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해 논란이다. 목포MBC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당일이던 지난 24일 <‘수산1번지’ 전남..실제 피해 규모 어느 정도?>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완도군 전복양식어민 김양수씨와 신안군 어민 강대성씨, 전라남도 해운항만과장 김현미씨를 인터뷰했다. 이 중 강씨는 “수산물 소비 심리는 이미 바닥이고 저 역시도 특히 저희 자식들에게는 더더욱 먹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뒤인 28일 조선일보는 “이 어민이, 불과 작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사람으로 드러났다”며 “신안군의회 라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되지는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강씨는 지난달 1일 민주당이 주최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부 규탄 집회에도 참여했다. 지난 20일에는 ‘친명(친이재명)’ 성향 원외 인사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 참석하는 등 당 관련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방지 특별위원회(위원장 김장겸)는 “MBC가 ‘정치인’을 ‘어민’으로 둔갑시켜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유포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강 씨가 당의 지시를 받아 인터뷰하고 목포MBC가 이를 그대로 방송한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방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MBC는 인터뷰 조작방송에 대해 즉시 사과하고 해당 뉴스를 보도한 기자와 데스크를 포함해 더불어민주당과 가짜뉴스 모의가 없었는지 조사해 밝혀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목포MBC측은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영훈 목포MBC 보도국장은 29일 통화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소식에 취재기자가 새벽 5시30분 현장으로 나가 전복‧김‧새우 양식하는 어민 네 분을 동시 취재했다. 우리도 언론보도로 출마했던 분이라는 걸 알았다”면서 “정치인인 줄 알고, 어민이 아닌데도 의도적으로 보도했다면 조작방송이겠지만 그분은 현장에서 만났던 실제 어민 중 한 분”이라고 밝혔다. 또 “시‧군 의원들은 당선된 사람도 잘 모르는데 떨어진 사람까지 어떻게 알 수 있나”라고 되물은 뒤 “인터뷰할 때 선거에 출마한 적 있느냐, 정당인이냐 물어보고 인터뷰하지는 않는다”며 의혹 제기가 과도하다고 밝혔다. 

지역MBC 기자‧PD 다수가 속해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16개 지역지부는 28일 공동 입장을 내고 “선거에 나섰던 농어민은 언론 인터뷰에 응하면 안 되는 것인가. 국민의힘 당원이 인터뷰를 했어도 같은 논리로 이야기했을 텐가”라고 되물으며 “MBC와 민주당을 어떻게든 엮어 보려는 보수진영의 발버둥으로 여겨져 측은하다”고 밝혔다. 또 “강 씨가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해 민주당 공천을 받았던 인물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보수언론 보도 이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여당의 의혹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을 향해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전국에 4000명이 넘는다. 당신들은 언론사 취재권역 안의 모든 후보들을 파악하고 있는가”라며 “‘손바닥만 한 동네’라며 비수도권 농어촌을 폄훼하지 말고, 보다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을 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모종의 의도를 갖고 인터뷰를 해왔던 자신들의 일상과 경험에 빗대어 목포MBC 뉴스를 폄훼하지 말라”고도 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5월26일 <“오염수 괴담대로면, 내달 韓日 횟집 다 문닫아야”>란 제목으로 횟집을 운영하는 함운경씨를 인터뷰했다. 이 신문은 함씨가 1985년 서울 미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라고 소개했지만, 정작 2021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만남을 가진 사실이나 대선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를 지지한 사실 등은 소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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