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언론을 야당 지지세력이 잡고 있어 24시간 욕만 한다고 비난하고 나서 논란이다.

윤 대통령이 언론을 구체적으로 지목해 직접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과 KBS MBC EBS 이사회 강제 개편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러나 대통령이 언론을 야당 지지세력이 잡고 있다고 규정한 것 자체가 언론자유를 보장해야할 헌법상의 책무에 반하고, 언론의 독립성을 크게 훼손하여 권력의 감시 견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저녁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이같이 전 정부와 야당, 언론을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가안보, 공안기관 공권력 집행해야 되는 법 집행기관, 경제 정책들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니까 표도 안 나고 조금 조금씩 내실있게 만들어 가는데 벌써 1년 한 서너달이 훌쩍 지났”다면서 “우리가 지금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그래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밝혔다. 참석자 가운데 “맞습니다”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후쿠시마 관련해 나오는 보도를 두고 “거기에 대해서 나오는거 보십시오.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야당을 빗대어서도 “협치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날개 오른쪽날개가 힘을 합쳐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 이렇게 힘을 합쳐 가지고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이것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그면은 그거 안 된다”고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를 빗댄 비판도 또 내놓았다. 그는 “기업도 망하기 전에 기업을 보면 아주 껍데기는 화려한데, 그 기업을 인수해 보면, 안에가 아주 형편없다”며 “기업에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많이 채용해서 직원 숫자도 많고 벌려놓은 사업도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은 전부 회계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이 말”이라고 ‘부실기업 인수론’을 펼쳤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를 빗대어 “국가도 마찬가지”라며 “정말 정부를 담당해보니까,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그야말로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념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국가에 정치적 지향점과 국가가 지향해야 될 가치는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며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어갈 그런 철학이 바로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우리 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라고 한다는 점을 들어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분명한 이런 철학과 방향성 없이 실용이 없다”며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방향 설정하고 우리 현재 좌표가 어딘지 분명히 인식을 해야 우리가 제대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타협의 필요성을 두고 “타협이라는 건 늘 해야한다. 정치 영역에서의 타협이라는 것은”이라면서도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통합과 타협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가치, 어떤 기제를 가지고 우리가 할 것인지 그거부터가 우리 스스로 국가정체성에 대해서 성찰하고 우리 당정에서만이라도 우리가 우리 국가를 어떻게 끌고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확고한 그런 방향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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