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국민들과 수산업계 불안이 커지면서 그동안 방류에 반대한 적이 없는 정부여당의 책임이 없느냐는 지적에 국민의힘은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IAEA 검증 기준에 맞는 업무처리를 찬성한 것이라며 발을 뺐다. 이 같은 태도에 야당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8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 앞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 시작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여당은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책임은 없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저희는 오염수 방류에 찬성한 바 없다”며 “저희는 당에서는 국제기구인 IAEA에서 정한 객관적 검증과, 기준에 맞는 업무처리를 찬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현재 일본 측에서 검증한 결과 삼중수소 수치가 검증결과가 없다는 정도의 수치가 나왔고, 유의미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해수부가 중심이 돼서 200곳의 검증 장소에서 시료 채취해서 확인 한 결과 의미있는 내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방류 책임의 원인은 일본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이어진 질의에 그는 “방류 책임이 뭐죠, 단어의 뜻을 잘 모르겠다”고 더 이상의 답을 피했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오염수 방류에 대한 평가와 정부 대처 등에 대한 끝장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총괄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을 상대로 오염수 방류에 대한 평가와 정부 대처 등에 대한 끝장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총괄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지 나흘째이지만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고, 한덕수 총리는 국민들의 걱정과 많은 과학자들의 우려를 괴담이나 선동으로 일축하기에 바쁘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민주당은 “양당의 국회의원들과 양당이 추천한 각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통해 △안전성 평가 △정부대응 평가 △피해 지원책 등 구체적인 주제와 방식은 협의해서 정하되, 국민 앞에 숨김없이 투명하게 공개하고 철저히 토론할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제안이 나오자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에서 구체적 제안이 온다면 검토할 예정”이라며 “실질적 제안이 이뤄지고 나면 그 부분에 대한 내용에 대해 검토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해외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왔다. MBC는 지난 27일자 <뉴스데스크> ‘“지금이라도 방류 중단해야” 해외 전문가 우려’에서 마르코스 오렐라나 UN 독성물질·인권특별 보고관 등의 인터뷰 내용을 방송했다. 오렐라나 보고관은 MBC 파리특파원과 화상 통화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를 두고 “일본이 오염수를 정화하기 위해 사용한 기술은 방사성 삼중수소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는다. 불가능한 기술”이라고 지적했다.

▲MBC가 지난 27일 저녁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 해외 전문가들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가 지난 27일 저녁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 해외 전문가들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는 오렐라나 보고관이 “국제 표준 이하라고 삼중수소가 탐지가 안 되는 건 아니다”라며 “결합돼서 탄소로 전환되면 먹이 사슬 상위로 농축될 수 있는 유기 삼중수소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대목도 방송했다. 특히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하지 않는 한국 정부를 두고 오렐라나 보고관은 영상에서 “한국이 분쟁 해결을 위한 평화적 수단을 스스로 이용하지 못했다는 것에 놀랐다. 유엔 해양법 협약은 매우 명확하다”고 말한다.

이와 함께 MBC는 지난 1985년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핵전쟁방지국제의사회 공동대표를 지내고, 2017년 노벨평화상 수상단체인 핵무기폐지공동행동도 만든 틸만 러프 교수도 화상 전화영상을 통해 “도쿄전력은 투명하지 않았다”며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보다) 보관하는 것이 훨씬 안전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손령 특파원은 “과학적 근거들 들어 방류를 지지하는 평가도 있지만 역시 근거를 들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오후 강원 원주 오크밸리리조트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이 인터뷰 방송 내용을 빗대어 “윤석열 정권은 눈과 귀를 막고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를 비호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비판 여론은 계속 커져가고 있다”며 “일본 핵 오염수 투기의 방조자, 공범이라는 국제적 지탄을 회피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28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 앞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자신들이 일본 오염수 방류를 찬성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28일 오전 국회 본관 228호 앞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자신들이 일본 오염수 방류를 찬성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일본의 핵물질 오염수 방류 결정 과정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관련돼 있는지, 왜 반대한다고 그동안 한 차례도 말하지 않았는지, 방류가 시작된 이후 안전성은 무슨 수로 확보할 것인지, 명확하게 밝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야당의 선동으로 횟집이 장사를 망치게 되었다며 ‘야당 책임론’을 제기한 국민의힘을 두고 “누가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 줄 알겠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어디까지 뻔뻔해지려느냐”고 반문했다. 강 대변인은 “정부와 집권여당이 국민 건강에 대한 책임을 방기해놓고, 야당에 그 책임을 지라니 우습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이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되레 괴담과 선동을 탓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두고 국민의힘을 방류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이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되레 괴담과 선동을 탓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두고 국민의힘을 방류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들은 지금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바다로 방류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바다라고 하는 인류의 공동 자산에 폭발사고가 일어난 원전의 오염수를 투기한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는데, 한국 정부는 방조를 넘어 사실상 찬성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일본의 행위에 말 한마디 거들지 못하는 정부를 보며 국민적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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