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규 만화가가 조선일보에 음식만화 연재를 시작했다. 조 만화가는 조선일보 사장을 지냈고 물산장려운동으로 유명한 독립운동가 조만식 선생의 손자이자 조연흥 전 방일영문화재단 이사장의 아들로 이들 3대가 모두 조선일보에서 활동하게 됐다. 

조 만화가는 지난 12일 조선일보 주말섹션인 ‘아무튼, 주말’에 음식만화 ‘후르츠 칵테일’ 연재를 시작했다. 1화는 ‘수박’편이었고 26일 2화에선 성주참외에 대해 다뤘다. 조선일보 사보(18일자)에선 “특유의 따스하고 둥글둥글한 필체로 가족의 일상과 과일에 얽힌 재미난 정보를 전할 예정”이라며 “그의 만화에는 늘 부부와 딸·아들로 구성된 실제 ‘조경규 패밀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고 소개했다. 

조 만화가는 사보에 “우리 가족이 나오지만 다른 누구여도 이상하지 않을 일상의 식도락 이야기”라며 “혼자서는 잘 안 먹고 같이 있을 때 나눠 먹는 게 과일 아니냐”고 했다. 조 만화가는 유명 중국집 순례기를 담은 만화 ‘차이니즈 봉봉클럽’부터 서울경기 지역 정겨운 식당을 소개하는 ‘오늘도 냠냠냠’ 등을 그렸다. 또 음식과 가족의 사랑에 대해 엮은 ‘오무라이스 잼잼’은 2010년부터 연재중인 국내 최장수 음식 웹툰이다. 

▲ 지난 26일자 조선일보 음식 만화 '후르츠 칵테일'
▲ 지난 26일자 조선일보 음식 만화 '후르츠 칵테일'

 

사보에 따르면 조 만화가는 “내 아침은 늘 조선일보로 시작했고 지금도 그러하다”라고 했는데 이는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조선일보에서 활동한 탓이다. 

사보에선 “이번 만화연재로 인해 삼대가 조선일보에서 필봉을 휘두르는 진기록이 작성됐다”며 지난 2018년 조 만화가의 인터뷰가 조선일보 기사로 실린 날 신문을 보고 깜짝 놀란 부친(조연흥 전 방일영문화재단 이사장)이 아침 일찍 전화를 걸어왔는데 이번에 ‘후르츠 칵테일’ 1화가 실린 지난 12일에도 마찬가지였다고 이들 가족의 일화를 함께 전했다. 

한편 조선일보 사보에선 ‘다시 읽는 조선일보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과거 조선일보와 관련있는 인물을 소개하는데 18일자 사보에선 고당 조만식 선생을 다뤘다. 그는 1913년 일본 메이지대 법과를 졸업한 후 정주 오산학교 교사·교장으로 일하다 3·1운동 직전에 사임했고 평양 YMCA 총무를 지내며 물산장려회를 창립하고 민립대학 기성회 운동을 주도했다. 1927년 신간회 창립 때 중앙위원 겸 평양지회장으로 활약했다. 

조만식 선생은 1932년 11월23일(6월15일 취임설도 있다) 조선일보 사장에 취임했다. 사보에선 신문과 관련 없던 조만식 선생이 사장을 맡게 된 이유도 소개했다. 사채업자 임경래 때문에 회사가 어지럽던 시기 독립운동가 조병옥과 주요한이 조만식 선생을 사장으로 추대해 구심점으로 삼으려 했다는 일화다. 조선일보 사장 취임 이후 혼란스러운 사내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힘썼고 금광 개발로 성공한 계초 방응모(방상훈 현 조선일보 대표의 증조부)에게 조선일보 인수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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