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대장동 50억클럽의 핵심 인물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변호사)를 구속기소하자 민주당 내에서 “특검법 발의의 효과”, “부산저축은행 부실 의혹 수사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승환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이 지난 22일 SNS메신저로 미디어오늘에 전한 ‘서울중앙지검 알림’을 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50억 클럽’ 사건과 관련해 지난 21일 박영수 전 특검(변호사)에 대해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수재등)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양재식 전 특검보(변호사)를 특경법위반(수재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하였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공소요지를 보면,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사외이사 및 이사회의장으로 있으면서 이 은행의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컨소시엄 참여 및 PF대출 등 관련 청탁을 받고, 위 청탁의 대가로 지난 2014년 11월~12월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로부터 200억원 및 대지와 그 지상에 신축될 단독주택을 제공받기로 약속하고 △남욱 등으로부터 현금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특검은 또 2015년 3월~4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부국장으로부터 5억원을 수수하고, 50억원을 약속받은 혐의(이상 특경법위반)를 받았다.

이밖에도 박 전 특검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2021년 7월 특별검사로 근무하면서 딸 박아무개와 공모하여 2019년 9월6일~2021년 2월26일 김만배로부터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합계 11억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위반)도 적용받았다고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50억클럽이 폭로된지 1년8개월여 만에 50억 클럽의 핵심이자 몸통을 구속기소하는데 이르렀다. 검찰은 앞서 지난 6월26일 박영수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에 한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나흘 뒤 영장이 기각됐다. 이에 검찰은 박 전 특검의 딸과 배우자 주거지까지 압수수색하고 딸에게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하는 등 보강수사에 나서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후 지난달 31일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지난 3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 전 특검의 딸에 대해서는 이번에 기소하지 않았다. 또한 박 전 특검이 지난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사업의 또다른 핵심이자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인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번에 검찰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는 특검법에 의한 울며 겨자먹기 수사 성과라는 평가와 함께 부산저축은행 수사 무마 의혹 등에 대한 수사도 과제로 남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은 22일 밤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50억 클럽 특검법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올려지니까 검찰이 울며 겨자먹기로 수사해서 구속기소에 이른 것 아니겠느냐”며 “그래서 특검이라는 게 무서운 것이다. 특검법의 효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박 위원장은 구속기소에 이른 것 자체를 두고는 “구속영장을 받아냈고, 구속기소를 했으니 맘먹고 해서 어느 정도 결실이 있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부산저축은행 등의 의혹에 대한 수사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대장동 수사에서 이재명 대표 배임혐의 못지 않게 부산저축은행 건이 지난 대선에서 부각됐고, 조우형 변호사의 숨겨진 천화동인 6호 비리가 만만치 않다”며 “중요한 대목에서 시드머니 만들고 그래서 부산저축은행이 부실화되는 과정이 있었는데, 거기에 박영수 변호사가 많이 등장한다. 그 부분을 민주당은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줄기차게 얘기해왔는데 검찰이 수사를 안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이를 포함해 여러 의혹이 규명되지 않고 남아있다”며 “그것이 미진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