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등과 함께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 ⓒ연합뉴스
▲15일 광복절 경축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등과 함께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은 단순히 빼앗긴 국권을 되찾거나 과거의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었다.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공산 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며 위와 같이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선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1년 사이 ‘공산’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은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그리고 산업 발전과 경제성장, 민주화로 이어졌다”며 “우리는 공산 침략에 맞서 유엔군과 함께 싸워 우리의 자유를 지키고, 그 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산업화를 성공시켰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온 북한은 최악의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고 추구한 대한민국과 공산 전체주의를 선택한 북한의 극명한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분단의 현실에서 이러한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공산 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이러한 공산 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에 당장 정부 비판을 반국가세력으로 인식해 억압했던 과거 군사독재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는 강한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극우 유튜버의 독백이나 다름 없었다”며 “공산 전체주의 세력이 민주주의・인권・진보주의 운동가로 위장,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는다는 대통령의 말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은 도대체 어디에 있으며, 민주·인권·진보로 위장해 패륜 공작을 벌이는 공산세력은 누구냐”고 되물으며 “정부에 비판적인 야당, 시민사회와 언론, 국민을 그렇게 싸잡아 매도하는 것은 아닌지”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MBC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와 관련해 “대통령이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BC 기자들의 탑승이 국익에 해가 된다는 식의 주장이었는데, 언론계에선 ‘MBC가 반국가단체냐’는 자조 섞인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채널에 심취해 유신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의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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