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수해 골프’ 논란을 부른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당원권 정지 10개월 중징계를 내린 데 대해 홍 시장은 “가뜩이나 허약한 지지층인데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홍 시장은 30일 페이스북에 “내 일찍이 정치판은 하이에나 떼들이 우글거리는 정글과 같다고 했다”면서 “사자는 하이에나 떼들에게 물어뜯겨도 절대 죽지 않는다. 하이에나 떼들에게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니지만, 이 또한 한때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할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충청·영남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대구 팔공산에서 골프를 친 사실로 비난을 샀다.

▲ 홍준표 대구시장, 윤석열 대통령, 유승민 전 의원. 사진=대구시, 대통령실, 국민의힘.
▲ 홍준표 대구시장, 윤석열 대통령, 유승민 전 의원. 사진=대구시, 대통령실, 국민의힘.

그러자 국민의힘은 중앙윤리위는 지난 26일 홍 시장에게 ‘당원권 정지 10개월’ 중징계를 내렸다. 홍 시장이 자연재해 중 유흥과 골프를 금지한 당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사유 등이다. 이번 징계로 홍 시장은 내년 총선에서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홍 시장의 글은 징계 결정에 관여한 당 핵심 인사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나를 잡범 취급한 건 유감이다.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려운 판에 나까지 내치고도 총선이 괜찮을까”라고 반문한 뒤 “황교안이 망한 것도 쫄보 정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이어 “나는 총선까지 쳐냈지만 이준석도 안고 유승민도 안고 가거라”라며 “가뜩이나 허약한 지지층이다. 그런 게 정치”라고 썼다. 홍 시장은 징계 직후에도 페이스북에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했다.

한편, 유승민 전 의원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관한 국무조정실의 감찰 조사 결과를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웠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부터 오송 참사까지, 대통령, 총리, 장관, 경찰청장, 지사, 시장 같은 높으신 분들은 책임도, 사과도 없고 아랫사람들, 일선 공무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나라. 소중한 생명이 희생당한 인재가 발생해도 높으신 분들은 격노하고 질책만 하고 아무 책임도, 사과도 없는 나라”라고 쓴 뒤 “그런 비겁한 세상에서는 공무원 하기도 참 힘들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