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4일 아침 문화관광부 브리핑 룸. 시민단체의 언론개혁 입법청원을 놓고 여야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문화관광부를 향한 기자들의 취재 열기는 무척 뜨거웠다.

국정감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기자실에는 많은 기자들이 노트북을 켜 놓고 국회의원들이 낸 보도자료를 검토하고 있었고, 자리가 없으니 마련해달라고 공보실에 요구하는 기자들, 랜선과 멀티탭을 찾는 기자들, 바닥난 보도자료를 찾는 기자들로 그야말로 북새통이 따로 없었다.

   
▲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정면 가운데)과 문광부 직원들이 4일 문화관광부에서 열린 문화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을 받아 적고 있다. ⓒ 연합뉴스
문화부는 취재기자들의 규모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듯 20석 규모의 자리만 마련해 놓고 있었었고, 몰려드는 기자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느라 기자실은 더욱 어수선했다.

오전 10시 국정감사가 시작됐는데도 기자실에 방송이 나오지 않자 기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여러 차례 문화부 관계자에게 "방송 좀 나오게 해 달라"고 요청한 끝에 30분이 지난 뒤에야 가까스로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국회의원들의 소리가 너무 작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급기야 일부 기자들은 "개판이구만∼"을 연발하며 취재수첩을 들고 국감장으로 향했고, 일부 기자들은 일단 배포된 보도자료를 위주로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국감이 시작된지 한 시간이 넘어서야 방송이 제대로 나오기 시작했다. 따라서 기자실에 있던 대부분의 기자들은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질의를 했던 고흥길, 정청래, 박형준 의원의 발언은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한 기자는 "해마다 받는 국감인 데다, 올해는 특히 언론개혁 입법과 관련해서 기자들이 많이 몰릴 것을 예상했을 텐데도 이렇게 준비가 미흡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나름대로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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