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매거진 2580>이 지난 3일 삼성SDI 직원들에 대한 불법 위치추적 의혹과 관련, 해당 직원들에 대해 회사측이 고소취하를 강요하며 압력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3일 '초일류의 탄압'이라는 꼭지에서 "불법적인 위치추적을 당한 삼성 SDI의 현직 직원 4명 가운데 3명이 검찰고소를 취하했다"며 "그 배경에는 회사측의 집요한 협박과 회유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사매거진 2580>은 지난 7월 11일 삼성SDI가 휴대폰을 통해 직원들의 위치를 추적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보도에서 누군가 삼성SDI 전·현직 직원 12명의 휴대폰을 복제한 후 죽은 사람의 유령 휴대폰이나 친구찾기 서비스를 통해 이들의 행선지를 조회했으며, 위치추적을 당한 직원들은 노조를 결성하려고 했던 공통점이 있다고 보도했었다. 이어 13일에는 해당 직원 중 4명이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서울지검에 고소장을 접수했었다.

그러나 이번 보도에서 <시사매거진 2580>은 이들 직원 중 일부가 고소를 취하한 것에 관련, 삼성 SDI 현장간부들의 녹취와 고소를 취하한 사람들의 심경 토로를 통해 삼성측이 해당 직원들에 고소를 취하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고발한 것이다.

이날 <시사매거진 2580>은 시민단체 회원들이 출근 중인 SDI 직원들에게 배포한 위치추적 진상규명 촉구 유인물을 정체불명의 사나이들이 다시 수거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해, 검찰고소를 한 직원들에 대해 간부들이 폭언과 욕설을 섞어가며 면담을 강요하는 전화통화 내용 등을 보도했다. 또한 해당 직원들의 직장동료와 가족까지 동원해 노조결성을 포기하고 고소를 취하하도록 전방위적으로 회유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에 대한 SDI의 해명을 듣기 위해 <시사매거진 2580>은 사전연락 후 수원 SDI 공장 공장장과의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직원들과의 몸싸움 끝에 성사되지 못했으며, 이 과정 역시 그대로 방영됐다. 또한 위치추적을 시도한 용의자의 발신지점이 삼성SDI를 비롯한 삼성업체가 밀집한 지역이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난 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민주노동당이 삼성SDI 대표이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선정할 것을 주장했으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에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날 <시사매거진 2580> 방영 뒤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의견이 빗발쳤다. 'ZIRAL331980'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진우씨는 '삼성을 다룰수 있는 제작진의 용기에 박수를'이라는 글을 통해 "정부와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과 언론사들에서 다루기를 꺼려하는 삼성에 대해 과감하게 취재하신 취재진과 제작진 여러분의 노고와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반면 공장장 인터뷰 시도과정에서 취재기자가 SDI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공격적인 취재양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KIMKS32'라는 아이디를 쓰는 김경수씨는 "MBC가 카메라들고 아무렇게나 남의 회사에 몸싸움까지 하면서 정문 안을 막무가내로 들어갈려고 하는 모습이 추하게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번 취재를 담당한 <시사매거진 2580>팀의 박범수 기자는 "위치추적 의혹 자체와 별개로 SDI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탄압에 대해서는 해당 공장장은 입장을 밝혀야 할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대한 반론을 반드시 들어야 하겠다고 판단해 인터뷰를 강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기자는 또 "방송에 나가지는 않았지만 해당 공장장은 지난 7월 취재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전화통화에 응하지 않은채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며 "그 날 취재 전에도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는 대답조차 회피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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