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공개하자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전날 조 전 장관과 문 전 대통령의 만남을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조 전 장관과 문 전 대통령이 만났다”면서 “대한민국 ‘잃어버린 5년’을 선사한 두 사람 만남에 온 국민이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약자 코스프레를 했던 최고 권력자 조 전 장관 만행을 국민은 기억하고 있다. 죗값을 치러도 시원찮을 판에 ‘문 정부의 모든 것이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조 전 장관의 이런 행보는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 소식을 전했다. 사진=조국 페이스북.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 소식을 전했다. 사진=조국 페이스북.

김 대변인은 올해 초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정책 포럼 ‘사의재’를 출범한 데 대해 “낡은 이념과 정치 논리에 사로잡혀 국격 상실, 집값 폭등, 전세 대란, 국가 부채 급증, 통계 조작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을 극한으로 망가트렸던 문 정권 핵심 인사들이 반성은커녕 또다시 망국을 위한 세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퇴임 이후 ‘잊힌 삶을 살겠다’던 문 전 대통령은 북카페를 진지 삼아 정치 세력화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한 뒤 “이는 자신이 저지른 민생 파탄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사법 리스크를 모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 소식을 전했다. 조 전 장관은 “2023년 6월10일 문재인 대통령님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며 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은 “2019년 8월9일에는 검찰개혁 과제를 부여받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지만, 나와 내 가족에게는 무간지옥(無間地獄)의 시련이 닥쳐 지금까지 진행 중”이라며 “과오와 허물을 자성하고 자책하며 인고(忍苦)하고 감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전 장관은 윤석열 정권을 염두에 둔 듯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逆進)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는 그의 글에 여러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전 장관 출마에 여지를 남겼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무죄 추정 원칙이 있는 만큼 재판 과정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총선에) 불출마해야 한다며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반면, ‘친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방송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이 출마하면 당선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그가 당선된다 해도 더불어민주당은 다른 지역구에서 다 참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기숙 교수는 “조국 장관은 자기가 잘못한 것보다 훨씬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본인이 자초한 것도 많다”며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계속 잘못을 부인한다. 그러면 괘씸죄가 있어서 형량도 높게 나온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에 구체적 입장을 밝힌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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