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창길 기자 photoeye@
“인터넷 미디어가 활성화된 한국은 우리에게 아주 도전적인(challenging) 언론환경입니다.”

주한 미 대사관은 국내 인터넷 미디어와의 관계 형성과 발전에 적극적이다. 국내 어느 기관이나 기업체보다도 관심이 높은 듯하다. 문턱이 무척 높아 보이는 대사관 이미지나, 미국에 비판적인 젊은 기자들이 많아 보이는 인터넷 언론 이미지를 떠올리면 매우 이례적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역시 미국답다”는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사관에서 대언론 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모린 코맥(Maureen E. Cormack·사진) 대변인을 지난 20일 서울 남영동 공보과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넷 미디어를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다. 2002년 8월 당시 코맥 대변인이 서울에 부임하던 첫 날은, 오마이뉴스가 인터넷 언론 사상 처음으로 미 대사 인터뷰를 한 날이었다고 한다. 첫날부터 ‘도전적인 언론환경’의 단면을 경험했을 터이다.

-대사관이 한국 인터넷 매체와의 접촉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내가 부임하기 이전부터 추진돼온 일이다. 2002년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두 가지가 명확해졌다. 첫째는 인터넷이 한국의 여론 조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그동안 대사관과 인터넷 미디어 간에 접촉이 없었고 상호 이해에 격차가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대사관에서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2년간 이러한 노력이 지속됐고, 특히 지난 1년간 가시적 성과가 있었다.”

-그와 같은 프로그램의 사례를 꼽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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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대사, 부대사, 총영사,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인터넷 미디어와 인터뷰나 토론을 했다. 오찬 모임 형식도 있었다. 최근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한국 언론에서는 ‘부차관보’라고 하는데 현재 ‘부차관’이 정확하다) 방한 당시의 인터넷 미디어 인터뷰도 좋은 사례다. 물론 일반 기자회견에도 인터넷 미디어가 참석한다.”

-성과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가장 큰 성과는 대화의 채널이 구축됐다는 점이다. 이제 대사관과 인터넷 미디어는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고 서로를 경청하고 있다. 대사관이 바라는 것은 기존 미디어든 인터넷 미디어든 미국과 대사관 관련 뉴스를 내보내기 전에 대사관에 사실 확인을 해서, 미국 정책을 정확하게 보도해 달라는 것이다. 미국 정책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언론사의 자유다.”

-대언론 업무에 있어 인터넷 미디어는 어떻게 다른가.
“새롭게 부상하는 인터넷 미디어에 대해서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 인터넷 미디어에서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고, (기사도) 빠르게 확산된다. 그런데 워싱턴과 서울 간에는 시차가 있어서 (인터넷 미디어 기자들이) 원하는 속도만큼 정보를 주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러한 속도나 접촉량에 있어 한국은 아주 도전적인 언론환경을 갖고 있다.”

-인터넷 미디어의 기자와 독자 중에는 미국에 비판적인 성향인 사람들이 많다는 인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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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자기의 의견을 표출하는 게 당연하다. ‘미국이 싫다’고 하면 우리도 마음이 상하기 마련이지만, 반미감정 문제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한미관계가 서로에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한국 언론 홈페이지는 자주 접속하는가.
“언어의 제약이 있기 때문에 영어 사이트를 방문한다. 컴퓨터에 영어 뉴스를 제공하는 한국 언론 사이트의 리스트가 있다. 연합뉴스나 KBS 영어사이트 같은 곳은 정기적으로 접속한다. 한국어 기사들은 한국인 직원의 번역을 통해 접하고 있다. 올해부터 인터넷 기사도 ‘서머리 포맷’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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