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로 예정된 가을 프로그램 개편을 앞두고 일부 제작진이 반발하는 등 MBC가 내부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 가을개편에서 MBC는 일요일 밤 9시대에 방영되던 <시사매거진 2580>을 10시 40분에 배치하고 9시대에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토요일 저녁에 방영되던 교양프로그램 <사과나무>를 폐지하는 대신 ‘장학금수여’ 같은 코너들은 다른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 중이다.

박신서 편성국장은 “<2580>이 편성돼 있는 기존 일요일 프라임시간은 타방송사에 모두 드라마를 배치하고 있어, 시사프로그램으로서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밤 10시 40분대를 검토한 것은 드라마가 종료되는 이 시간대에 <2580>을 배치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하지만 개편과 관련된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면서 본지 취재에 더 이상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해당 제작진은 이 같은 편성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사매거진 2580>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가을개편의 방향은 크게 공영성과 경쟁력 강화 두 가지인데 구체적인 편성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특히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2580> 시간대에 배치한 후, 곧바로 10시 40분대에 <2580>을 편성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도제작국의 한 관계자 또한 “공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일요일 프라임시간대에 다큐를 편성하고, 이어 <2580>을 배치하겠다는 것은 거의 ‘자살골 편성’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선호·민임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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