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이라크 현지 파병된 한국 자이툰 부대에 대한 보도자제 요청을 22일 오후 2시부터 해제하기로 결정해 언론사들이 이날 오후부터 일제히 보도하기로 했다.

   
▲ 지난 8월초 자이툰 부대 장병들이 경기도의 한 모의훈련장에서 비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방부는 이달 중순 현지 부대전개가 거의 완료됨에 따라 22일 오후 2시부터 그동안 포괄적 엠바고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출입기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오후 기자들에게 현지 이동과정과 경로, 이동 중의 위험요소에 대한 관련자료를 배포하고 22일 오전 기자실에서 이라크 파병 뒤 첫 관련브리핑을 가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미 처음부터 약속했던 것으로 지난 7월2일 전임 장관 명의로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제 협조요청 공문에서도 부대 전개가 완료돼 부대가 현지적응을 통해 안정되면 취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겠다고 명시한 바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모든 언론이 이를 수용해 잘 협조해줘 부대전개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자이툰 부대는 쿠웨이트에 남아있던 일부 부대가 자이툰으로 이동함으로써 22일부로 부대전개가 완료됐다.

국방부 "자이툰 부대 전개 완료…언론 취재 적극 협조"

이 관계자는 "국방부가 안전에 대한 준비를 잘한 것도 있겠지만 언론사들이 보도를 자제해줌으로써 저항세력이나 적대세력에게 부대전개에 대한 정보가 흘러들어가지 않아 부대 안전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일체 이라크 자이툰 부대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았던 언론사들은 22일 오후부터 자이툰 부대의 이동경로와 과정, 시기 등과 함께 한 달여 동안 보도하지 않았던 경위와 이유에 대해 보도할 계획이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국방부의 엠바고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일간지 출입기자는 "안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던 국방부와 NSC의 요청이 결과적으로는 큰 사고없이 현지에 제대로 정착이 가능했다는 평가도 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방부의 우려처럼 실제로 이동경로와 일정이 노출됐다고 해서 반드시 현지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것이라는 인과관계가 성립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자들 "국방부 엠바고 받은게 부대 안전에 도움준 것인지 회의적 "

이 기자는 "파병일정과 경로가 보도되지 않음으로써 파병반대론자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고 과연 이라크 전쟁 파병이 정당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더욱 키웠다"며 "언론사의 엠바고 수용도 과연 정당성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반면 다른 방송사 출입기자는 "자이툰 부대 장병의 안전이라는 절대 명제가 쉽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며 결과적으로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우리의 보도로 만에 하나 현지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오는 10월4일부터 9박10일 동안 출입기자들과 함께 이라크 자이툰 현지로 동행취재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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