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욱 TV조선 메인뉴스 앵커가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절제와 겸손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말하기보다 듣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쓴소리해 주목된다.

그동안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을 향해 상대적으로 많은 쓴소리를 했던 매체의 앵커가 TV 칼럼을 통해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로 미디어오늘이 올해 들어서만 지난 1월2일부터 지난 1일까지 모두 82건의 ‘신동욱 앵커의 시선’ 내용을 찾아보니, 이재명, 민주당, 문재인, 전 정부 등을 비판하는 주제가 37건, 국민의힘 또는 윤석열 정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주제는 14건이었다. 

신동욱 TV조선 앵커는 지난 1일 메인뉴스 <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미국 방문 그 뒤’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윤 대통령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신 앵커는 앞부분에서는 “한국 대통령으로는 일곱 번째, 12년 만인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요즘 말로 ‘환상의 케미’를 이뤄냈다고 할 만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팝송을 청해 만찬장을 달궜고, 상하원 연설에서도 뜨거운 호응이 쏟아졌다”고 추켜 세웠다. 신 앵커는 “북핵에 대응하는 ‘워싱턴선언’은 한미동맹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가 따른다”며 “애써 깎아 내리려 한다면 모를까 과거 어느 정상회담보다도 볼거리도, 결실도 풍성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신 앵커는 그러나 “그 환호를 뒤로한 지금, 풀어야 할 과제 역시 만만찮다”며 “자체 핵 보유에 대한 미국의 완고한 자세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상 핵 공유’라는 대통령실 발표를 즉각 부정하고 나선 것도 그렇다면서 “반도체와 전기차에 관한 배타적 정책도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선에 그쳤다”고 말했다.

▲신동욱 TV조선 앵커가 1일 메인뉴스인 뉴스9 앵커의시선 코너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다녀온 윤석열 대통령에게 겸손과 절제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영상 갈무리
▲신동욱 TV조선 앵커가 1일 메인뉴스인 뉴스9 앵커의시선 코너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다녀온 윤석열 대통령에게 겸손과 절제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하고 있다. 사진=TV조선 영상 갈무리

 

신 앵커는 “대통령이 방미 성과를 국민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은 방미 중인 대통령을 연일 거친 말로 깎아 내리면서 간호법, 방송법과 두 특검을 밀어붙였다. 무역과 경상 적자, 고환율, 고물가, 역전세난까지 경제 악재도 겹겹이 쌓였다”고 제시했다. 신 앵커는 이어 오는 10일 취임 1년을 맞는 윤 대통령을 두고 “민주당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곤 해도, 이제는 먼저 협치와 소통의 손을 내밀 때”라고 조언했다.

신 앵커는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통합’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은 점을 들어 “첫 출근길에 ‘너무 당연해서 뺐다’고 했습니다만, 그 당연한 명제가 정치에서 실종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신 앵커는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면서 언론 앞에 나서지 않은 것도 다섯 달이 넘었다”면서 “말하는 대통령에서 듣는 대통령으로, 절제와 겸손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산적한 난제를 뚫고 가는 지름길”이라고 쓴소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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