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여론조사 국정지지도가 지난해 11월 말 이후 4개월(18주)만에 30% 선까지 하락했다. 부정평가한 응답자들이 그 이유로 가장 많이 제시한 것은 대일 외교, 강제동원 배상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정상회담이 예상보다 여론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30%가 긍정 평가했고 60%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7%). 일주일 전보다 긍정 평가는 4%포인트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2% 포인트 늘었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 긍정 평가 응답이 전 지역에 걸쳐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 응답보다 낮았다는 점이다. 긍정 평가 응답이 높았던 대구경북의 경우 긍정평가 41%, 부정평가 43%로 오차 범위 이내였고, 부산 울산 경남은 긍정 36% 부정 47%로 꽤 차이가 났다. 연령별로도 긍정 여론이 높았던 60대도 긍정 47% 부정 49%로 오차 범위 이내였다.

윤 대통령이 현재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층(70%), 70대 이상(57%) 등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93%), 40대(78%) 등에서 높았다. 그러나 지지정당별로 보면, 무당층은 긍정 20%, 부정 61%였고, 성향별로 중도층은 긍정 25%, 부정 68%로 격차가 더 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미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 정상과 함께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를 공동주최한 자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9일 미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 정상과 함께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를 공동주최한 자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같이 전 지역과 연령층, 중도, 무당층까지 윤 대통령에 대한 민심이반을 일으킨 이유는 절반 가까이(41%)가 대일 외교 문제인 것으로 나왔다. 조사에서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595명, 자유응답)는 그 이유로 “외교”(21%),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20%), “경제‧민생‧물가”(8%), “경험 자질 부족‧무능함”, “소통 미흡”(이상 5%),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독단적‧일방적”, “노동 정책‧근로시간 개편”(이상 4%)를 꼽았다고 한국갤럽은 전했다.

반대로 긍정 평가자(304명)는 그 이유로 “외교”(12%), “노조 대응”, “일본 관계 개선”(이상 9%), “국방‧안보”, “결단력‧추진력‧뚝심”, “공정‧정의‧원칙”(이상 5%), “변화‧쇄신”, “경제‧민생”, “전반적으로 잘한다”, “주관‧소신”(이상 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3월 둘째 주부터 대통령 직무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서 일본·외교 관계 언급이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지난 3월6일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 발표, 16~17일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한일정상회담, 이번 주에는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과 후쿠시마 오염수·수산물 관련 논란이 잇달았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은 “3월 8~9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셋 중 두 명(64%)은 한일 관계에 관해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서둘러 개선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대다수(85%)는 현재 일본 정부가 식민 지배 등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봤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31일 발표한 주간 윤석열 대통령 직무긍정 평가 여론조사 결과 표 일부 강조표시. 사진=한국갤럽
▲한국갤럽이 31일 발표한 주간 윤석열 대통령 직무긍정 평가 여론조사 결과 표 일부 강조표시. 사진=한국갤럽

 

이 같은 직무 긍정율은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볼 때 낮은 편이다. 한국갤럽이 제13~20대 대통령 취임 첫해 4분기 직무 평가를 분석한 결과, 제13대 노태우 41%(1988년 12월), 제14대 김영삼 59%(1993년 12월), 제15대 김대중 63%(1998년 12월), 제16대 노무현 22%(2003년 12월), 제17대 이명박 32%(2008년 12월), 제18대 박근혜 54%(2013년 10~12월 평균), 제19대 문재인 68%(2018년 1~3월 평균), 제20대 윤석열 34%(2023년 1~3월 평균)로 나타났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 보다 높지만 나머지 대통령들보다는 낮았다.

이 같은 여론은 정당 지지도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지 정당을 물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3% 동률이었고,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9%, 정의당 5%였다고 한국갤럽은 전했다.

다음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조사개요다.

- 조사기간: 2023년 3월 28~30일

- 표본추출: 무선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유선전화 RDD 5% 포함)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10.3%(총 통화 9,735명 중 1,000명 응답 완료)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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