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정순신 전 검사의 아들 학폭 문제 대응을 두고 “냉정하게 말해 법조인이 법률 지식을 최대한 활용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31일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위원들은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 정순신 전 검사가 공황장애를 이유로 불출석하자 강하게 성토하며, 고발 조치와 청문회 연기 등을 주장했다.

반면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의원 누구도 학교 폭력 문제의 심각성 또 학교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 수립을 위한 회의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정순신 전 국가수사본부장이 아니라 정순신 자녀로 시작하는 청문회 명칭에서 보듯 정부 고위공직자도 아니고 또 공공기관장도 아닌 특정인을 타깃으로 한 청문회를 개최하겠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병수 의원은 이어 “국가 권력이 부당하게 조직적으로 개입되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관계를 볼 때 이번 사건은 정말 화가 난다”면서도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법조인이 법률 지식을 최대한 활용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만일 그 과정에서 법적으로 위법이 있었다고 한다면 수사가 개시되고 사법 절차 밟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그런데도 굳이 정순신 이름 석자를 넣어서 청문회를 하는 것은 정략적 목적이 있다고밖에는 볼 수 없다”며 “무엇보다 학폭 관련 사건은 한두 건이 아니다. 그런데도 오직 정순신 사건만을 다루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교육위에서 다루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서 후순위로 밀리고 있고 법안 심의도 되지 않고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흠집 내기 발목 잡기에 혈안이 되어서 교육위와 상관없는 안건을 집요하게 들고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당장은 이재명 대표 지키기, 또한 내년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얻기 위해서 남은 임기 내내 교육위를 정략적인 목적으로 운영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학교 폭력의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서 국회법에 따라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법안 관련해서는 법안 소위를 더 부지런히 열어주시라”고 당부했다.

이어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서병수 의원님 말씀 잘 들었다”며 “정순신 청문회는 돈과 권력을 가진 검사인 아빠가 자녀의 학폭 사건에 악의적이고 고의적으로 개입한 검사 아빠 찬스 사건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자리다. 또한 피해 학생의 회복과 치유가 최우선시되도록 대책을 강화하고 법치와 교육이 조화로운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라고 정순신 청문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민석 의원은 “정순신 청문회에 정순신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고 가해자가 법 기술을 이용해 또 이긴 꼴이 된다”며 “불출석 사유가 질병과 시민단체가 고발한 허위 공문서 작성 등에 대한 수사 때문인데 정당한 사유가 안 된다. 또다시 검사 출신이 법 지식과 법 기술을 이용해서 고의적으로 회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 출신의 법 기술에 맞서서 국회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출석시켜야 하고, 고의적인 불출석에 대해 국회 증언감정법률에 따라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여 이 청문회를 연기해서라도 정순신 당사자를 반드시 출석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도종환 민주당 의원도 “서병수 의원님 말씀도 잘 들었다”며 “검사는 권력을 갖고 있고 권력 그 자체라고 국민들은 생각하는데, 정순신 검사는 그 권력을 자기 자식을 지키는 데 썼다. 아들의 폭력을 비호하는데 자신의 권력을 사용했다”고 국가 권력과 무관하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도종환 의원은 “연수원 동기를 변호사로 동원했고 강원도 재심에서 다양하고 교묘하게 그 권력을 작동시켰을 뿐만 아니라 자식한테 권력이 이렇게 이긴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서병수 의원님이 ‘법조인이 법 지식을 최대한 활용해서 방어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지 아닌지, 권력이 남용된 것인지 아이들 학교 폭력 문제에 권력이 잘못 개입한 것인지를 우리 교육위가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 의원은 “피해 학생의 진단서에 보면,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고 우울증 무기력증 등으로 자살 위험성이 높다는 진단서 내용에 나온 것처럼 실제로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 학생이 동작대교를 두 번이나 가고, 자살을 시도했고, 결국은 인생이 망가졌고 학교를 중도 포기했다”며 “이 학생이 ‘이렇게 해서 가해자가 이기는군요’라고 한 말이 회의록에 나온다. 피해 학생의 이 말이 현실이 되게 방치하는 것은 국회 교육위의 직무유기다. 이걸 규명하자는 게 정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정순진 변호사 출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아서라도 학생들 학교폭력 문제에 권력이 부당하게 작동했는지, 본질을 왜곡한 건 뭔지, 아니면 여당 위원님들이 말씀하신 대로 법조인이 법 지식을 최대한 활용한 것인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유기홍 교육위원장에게 “청문회 일정을 다시 잡아주시라”고 요청했다.

야당 의원들의 청문회 연기 요청에 따라 여당 의원들의 반대에도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표결을 거쳐 정순신 청문회를 오는 14일로 연기했다.

영상엔 서병수 의원의 주요 발언과 이에 반박하는 도종환, 안민석 의원의 주요 발언, 세 의원의 전체 발언이 담겨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