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7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을 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들에게 설명하겠다”고 발언했다는 교도통신 보도 내용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이 동문서답이라며 무슨 말을 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는지 여부를 밝히라는데, 왜 후쿠시마 수산물이 들어올 일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느냐는 문제제기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의 동문서답 해명이 더욱 기가 막히다”라며 “‘오염수 방출에 대해 논의했느냐’라고 묻고 있는데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은 없을 것이다’ 이런 엉뚱한 동문서답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은 이미 전면 금지되어있다”며 “설마 수입 금지를 풀 계획이 있는 것 아니냐. 참으로 의심스럽고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성 오염수를 두고 “안전성이 전혀 검토되지도, 확보되지도 않은 일본 오염수 방출에 대해 왜 한국 대통령이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한국 정부가 왜 오염수 방출을 위한 조성을 하고 있느냐”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의 국익이 더 중요하느냐, 한국의 국익이 더 중요하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묻고 있다.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 WHO ARE YOU?”라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을 우리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는 교도통신 보도 내용처럼 발언을 했느냐고 묻는데 , 왜 동문서답하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을 우리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는 교도통신 보도 내용처럼 발언을 했느냐고 묻는데 , 왜 동문서답하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같은 당의 박찬대 의원도 이날 최고위에서 “정작 윤석열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며 “그런 말을 했다는 건지 안했다는 건지 밝히는 게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뭐라고 말했는지 우리 국민은 알아야할 권리가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리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는 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고 재차 질문했다.

서영교 의원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아니야’, ‘이거 왜 그렇게 했어요’, ‘정정 하세요’라고 싸워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싸우지도 못하고, 말도 못 하고, ‘그렇지 않을 거다’라는 식의 얘기만 하고, ‘방류 없을 거다’라는 식의 얘기만 하면 그게 우리나라 대통령 맞느냐”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그래서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아닌 것 같다. 용산 총독부, 일본의 용산 총독부 같다’고 이야기를 한다”고 조롱조의 표현도 했다.

실제로 교도통신이 지난 29일자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해 한일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시간이 걸려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보도한 다음날인 30일 오전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관련,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에도 “대통령께서 가장 중시하시는 것이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이다. 이것을 해칠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는데 그것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겠나. 우리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 이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지금 일본의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수입된다,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교도통신에 나온 윤 대통령 말이 ‘오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멍게인가 얘기 나왔을 때 말씀드렸다. 그 기사를 쓴 사람은 그 자리에 없었다. 저는 그 자리에 있었다. 제가 하나하나 다 받아적었다”고 답했다.

▲교도통신 지난 29일자 온라인 기사 갈무리
▲교도통신 지난 29일자 온라인 기사 갈무리

 

이에 국민의힘은 대체 어떤 답을 듣고 싶은거냐며 정치공세성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1일 오전 논평에서 대통령실 입장을 들어 “일본 수산물 수입과 관련한 단호하고 분명한 대통령실의 발표”라며 “그런데 민주당은 도대체 어떤 답변을 더 듣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연일 가짜뉴스를 보도하고 있는 바다 건너 일본 언론만을 신봉하면서, 대한민국 정부의 말에는 귀를 닫아버렸다”며 “민주당의 행태야 말로 진정한 친일 아닌가”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오염수와 수산물 수입과 관련해서는 정식 주제로 논의된 바 없다”며 “당시 접견에 대통령과 동석한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일본 언론을 향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최근 체포된 간첩단 사건에서 북한이 간첩단에 후쿠시마 수산물 관련 반일 감정을 조장하라는 이와 같은 지령이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민주당은 일본의 가짜뉴스를 믿는 ‘친일정당’인가, 아니면 북한의 지령에 동조하는 ‘종북정당’인가. 그 무엇도 아니라면 지라시급 괴담 유포를 당장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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