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신임 MBC사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MBC 
▲안형준 신임 MBC사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MBC 

안형준 신임 MBC사장이 17일 취임식을 열고 “우리는 공영 미디어로서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압력에 굴하지 않는 보도, 진실한 보도, 약자의 작은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 보도, 옳은 비판을 수용하는 정직한 보도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안 사장은 “언론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속에서 MBC는 신뢰의 이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 사장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18일 시민평가단 정책발표회에서 “정파를 떠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뉴스가 되어야 한다”고 했으며 “보도국 편집회의에 발언 총량제를 도입해 특정인이 발언을 주도하는 상황을 막고 수평적인 회의를 진행하게 하겠다. 데스크 실명제를 도입하고 기사 수정 이력도 남기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안 사장은 “우리의 경쟁자는 더 이상 지상파 방송사가 아니다. 방송과 OTT, 소셜미디어, 게임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한 생존 경쟁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고 밝힌 뒤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도전과 창의의 DNA를 장착하고 있는 우리 구성원들에겐,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피지컬100>, <나는 신이다> 같은 OTT 협업은 그중 하나의 길일 뿐”이라고 했다.

이날 취임식엔 박태경 부사장, 박장호 보도본부장, 박건식 기획조정본부장, 도인태 미디어전략본부장, 윤미현 콘텐츠전략본부장, 이주환 드라마본부장 등 6명의 신임 등기이사도 참석했다. 지난 14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안 사장의 주식 차명 소유 의혹 등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사장 지위에 영향을 줄 결격사유가 없다”고 결론 내며 안 사장의 거취를 둘러싼 사내 우려는 정리되는 모양새다. 

앞서 안 사장은 지난달 27일 사원 공지를 통해 “2013년 후배의 부탁을 거절 못해, 명의를 빌려줬다. 하지만 결코 주식을 받지 않았다. 인정에 이끌려 명의를 빌려준 사실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방문진의 결론에도 안 사장의 앞날은 험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추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은 지난 13일 안 사장의 의혹과 관련, 방문진 검사 감독 추진을 예고했으며, 감사원은 방문진을 상대로 본감사를 앞두고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MBC 편파·조작 방송 진상규명 TF’는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2016년 CJENM의 곽아무개PD 조사 당시 안 사장이 문제가 된 주식이 자기 것이라고 거짓말한 것을 가리켜 “업무방해죄를 벗어나기 어려운 범죄로, MBC 사장이 형사 범죄로 처벌받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방문진을 향해선 “MBC가 범죄 소굴 또는 양심 불량 집합소라는 점을 인정한다는 얘긴가”라며 권태선 이사장과 야권 추천 이사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박성제 전 MBC 사장은 같은 날 이임식에서 “우리 안에 꿈틀대던 에너지가 회복되어 드디어 힘을 분출하기 시작했다. MBC는 여전히 창의력 넘치는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강력한 조직”이라며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오로지 국민의 시선뿐이다. 힘든 순간이 도래했을 때 우리에게 힘이 되어 줄 것은 시청률도, 유튜브 조회수도, 영업실적도 아니다. 국민의 신뢰, 시청자의 마음만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위협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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