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후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하겠다고 나서면서 숨죽이고 있던 일부 비명계 의원들이 서서히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를 위한 방탄정당, 사당화, 팬덤정당으로 가서는 안 된다”, “본인이 수년 전 팬덤 정치의 피해자”, “폭력과 증오의 정치 오래 못간다”, “대표직 내려놓는 게 당과 본인을 위해 낫다고 제안했다가 7적이 됐다”, “명단 색출 행위 자제 요구를 더욱 강력히 해야 한다”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튜브 연장방송까지 하면서 장시간 인터뷰를 하면서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했다. 김 의원이 주목한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 문제는 크게 ‘방탄정당’, ‘이재명 개인 사당화’, ‘팬덤 정당 전락’등이다. 이 가운데 최근 이탈표 명단 색출 등 큰 문제로 지적받고 있는 이른바 ‘팬덤 정치’의 폐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게 문제가 아니지만, 자기의 목소리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 다른 사람이 자기 목소리 안 따라온다고 공격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또는 역적으로 몰아붙이고 증오하고 이거는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팬덤 정치의) 가장 큰 희생자이자 피해자가 바로 이 대표”라며 “그게 다시 또 반복되고 그게 영원히 갈 것 같았지만 2, 3년 안에 (끝나거나) 그게 오래 못” 간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극성 지지층인 문파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 노무현의 비극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 이렇게 시작했는데, 거기서 벗어나 ‘이재명을 죽이자’, ‘안희정을 죽이자’로 가버렸다”며 “제가 안희정 지사 후보 지지해 엄청나게 공격을 많이 받았고, 조국 사태 때는 조국 장관을 방어했다고 (반대로) 많이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또 이재명 대표를 또 비판하니까 또 엄청나게 또 공격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그만두면서 나한테 ‘지지는 고맙지만 그 지지가 우리를 확장시키는 지지가 돼야지 우리를 좁히고 불신하게 만드는 지지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너무 늦게 말했다고 본다”며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에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유튜브 얘기를 들어 “유튜브에 여러 가지 극단적인 얘기가 있다”며 “우리 당직자들이 나가서 그런 얘기에 누구를 혐오하고 증오하고 편을 가려고 하는 일을 서슴없이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걸 당 지도부가 한 번도 막거나 선을 그은 적이 없다”며 “이런 식의 운영이 리더십에 대한 불신으로 쌓여 있”다고 말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하면서 특히 과거 극성 팬덤의 희생자가 이 대표 본인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사진=MBC 시선집중 영상 갈무리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하면서 특히 과거 극성 팬덤의 희생자가 이 대표 본인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사진=MBC 시선집중 영상 갈무리

 

이에 반해 ‘77.7%의 지지율을 받은 후보’이며, ‘당원들의 뜻으로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에 김 의원은 “다수 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건 맞지만 많은 당원들이 투표 불참을 했거나 많은 의원들이 후보로 나오지 않은 것에는 뭔가 쓴소리가 있는 것”이라며 “당원 가운데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나 방탄 정당을 우려하는 당원들이 없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20%든 30%든 그 20%, 30%가 우리 당 운영에 반영되는 게 맞는 거 아니냐”며 “그 조화가 리더십인데, 그 리더십이 지금 약간 고장 나 있”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직 사퇴론와 관련해 “당 대표에 나올 때부터 ‘방탄정당’, ‘사당화’, ‘팬덤정당’이 된다고 우려했으나 그래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야 윤석열을 이길 수 있다’고 하고 왔는데, 와보니까 잘 안 된다”며 “그런 우려 또는 그런 공격을 넘어설 수 있는 대안과 전략을 제시하고 그 리더십을 발휘할 책임이 있는데, 그게 안 먹힌다”고 해석했다. 김 의원은 “그래서 ‘당 대표 물러나겠다’ 그것도 있을 수 있는 얘기”라며 “그런데 이 모든 게 다 지도부와 이재명 대표가 나름대로 책임지고 판단해야 될 문제지 몇 사람이 ‘물러나라’ 이런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방탄정당 문제와 관련해 “아무리 당대표 문제라 하더라도 개인의 사법문제”라며 “변호인하고 당 대표 개인 또는 친한 한두 명의 의원들이 나서서 사실관계는 거기서 따져주면 되는데 이걸 당 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집회를 통해서 따진다. 국민들이 볼 때 ‘당 전체가 이재명 개입 문제에 뭔가 방패가 되고 있다’는 걸 피할 도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당화 문제를 두고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친한 사람들 일색으로 최고위원이 됐고, 지명직 최고위원들도 다 이재명 대표랑 가까운 분들”이라며 “김대중 민주당 이후에 어떤 당 대표도 이렇게 당대표 중심으로 막 올인한 정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후 검찰이 대장동과 성남FC 문제로 이 대표를 기소할 경우 ‘부정부패로 기소될 경우 당 직무를 정지한다’는 당헌 80조1항이 적용될지를 두고 “기소되면 당에서 논란이 있겠지만 쉽게 넘어가기는 어렵다”며 “‘아무것도 없는 일로 하자’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윤리심판원과 당무위에 연결된 문제인데, (이 기구에서) 작동하는 과정에서 그냥 ‘답정너’다, 그냥 ‘이재명 당대표가 시키는 대로 했다’ 이렇게 돼버리면 또 우리 민주당이 또 엄청난 비판이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이상민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기소될 경우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느냐’는 질의에 “민주당의 검은 먹구름의 1차적인 원인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이라며 “이걸 철저히 분리를 해야 되는데 당대표직을 유지하면서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무고함을 밝히…려면 이재명 대표가 잠시 뒤로 물러서는 것이 당을 위해서나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나,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제 딴에는 지혜로운 생각이라고 안을 제시한 건데 저를 7적에 집어넣고 하는 것 보면 많은 잘못된 생각들이,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기소시 물러나는 것이 본인과 당을 위해 좋다고 제안했다가 7적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SBS 정치쇼 영상 갈무리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기소시 물러나는 것이 본인과 당을 위해 좋다고 제안했다가 7적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SBS 정치쇼 영상 갈무리

 

‘당 대표에서 물러나면 보호막이 없어지니 사법리스크에 대응하기 더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김태현 진행자 질의에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를 보호하는 건 민주당에 자기를 지지하는 국회의원이나 당원이 아니라 민심”이라고 답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연결에서 강성 지지층의 이탈표 던진 의원 색출작업을 두고 “최근 한 10년 사이에 당 분위기가 최악인 것 같다”며 “포스터나 SNS에 돌아다니는 것들 봤는데 문제 해결에 도움이 전혀 안 된다. 저 같은 사람도 수박으로 규정을 해놨더라”고 우려했다. 그는 “제각각 목소리들을 막 내고 있는데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며 “톤 다운하고 말수를 줄이고 상황을 좀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 의원은 특히 이재명 대표가 색출 작업 중단해달라는 메시지를 두고 “시기도 그렇고 이제 조금 더 강력한 메시지, 횟수도 조금 더 했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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