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간부가 모친상 당시 조합 계좌번호를 조의금 계좌번호로 등록한 것과 관련해, 조선NS가 “노조 계좌를 자신의 사금고처럼 활용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택배노조 측은 불가피한 상황이었을 뿐이며, 조선NS가 문제를 침소봉대해 노조를 악의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선NS는 26일 <노조통장이 사금고? 모친 부조금 받는 계좌로 쓴 택배노조위원장> 보도에서 “노동조합법에 따른 회계 장부 공개 요구를 양대노총을 비롯한 주요 대형 노조가 대거 거부한 가운데, 민노총 산하 전국택배노조 최고위 간부가 노조 계좌를 자신의 사금고처럼 활용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일반 시민 등으로부터 소위 ‘후원금’ ‘투쟁기금’ 등을 후원받던 계좌를, 자신의 개인 조의금 수취 계좌로 쓴 것”이라고 했다.

▲2월26일자 조선NS 기사. 사진=네이버 뉴스 화면 갈무리.
▲2월26일자 조선NS 기사. 사진=네이버 뉴스 화면 갈무리.

택배노조 위원장은 2020년 10월 모친상을 당했다. 이에 택배노조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소식을 알렸다. 택배노조가 올린 게시물에는 조의금 계좌가 있었는데, 조선NS 설명에 따르면 이 계좌 명의자는 위원장이 아니라 택배노조였다고 한다. 택배노조 계좌는 평소 후원금 등을 모집하는 계좌와 동일했다.

조선NS는 “(택배노조가) 이렇게 모은 후원금이나 투쟁기금을 어디에 썼는지 택배노조는 지금까지 공개한 바 없다”며 “계좌 혼용에 관한 A씨 입장을 듣고자 A씨에게 연락했지만 답이 없었다. 택배노조 사무처 측은 이에 대한 질문에 ‘왜 남의 노조 활동에 관심을 갖느냐’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NS는 익명의 ‘현직 회계사’와 ‘재경 지검의 한 부장검사’ 발언을 전했다. 회계사는 조선NS와 인터뷰에서 “기업에서 이런 식으로 계좌를 운영했다면 국세청 조사 대상”이라고, 부장검사는 “횡령·배임 여부를 살펴볼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조선일보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은 취재원을 익명으로 표기할 수 있는 기준을 △의견이나 추측이 아닌 정보로서 뉴스 보도에 필수적인 경우 △익명을 요구한 출처를 제외하고는 해당 정보를 입수할 수 없을 경우 △출처를 신뢰할 수 있고 취재원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경우 등으로 정하고 있다. 또 익명 보도를 할 경우 익명 취재원이 정보를 제공하게 된 동기와 익명을 요청하는 사유를 기사 안에 명시해야 한다.

조선NS는 택배노조 위원장, 택배노조에 대한 비판을 기사에 담았다. 조선NS는 “(위원장은) 택배기사 출신이 아니다. 민노총 활동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왔다”며 “2006년엔 민노총 통일위원장 자격으로 북한 평양의 ‘혁명열사릉’을 참배해 물의를 빚었다”고 소개했다. 또 “택배노조는 2019년 택배기사의 잇따른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국민 여론을 등에 업고 급격히 세를 불렸고, 이후 파업 불참 배송 기사 폭행, 대리점주 집단 괴롭힘, CJ대한통운 본사 불법점거 등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택배노조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모친상 당일) 조합원들로부터 사무실로 조의금 전달을 위한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당사자가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서, 사무처가 급한 상황에서 실수로 조합계좌를 공지한 것”이라며 “이후 장례식장의 공식 부고를 통해 개인 계좌로 공지하여 많은 조합원들이 이를 통해 부의금을 전달하였으며, 노동조합에서는 조합 통장으로 들어온 부의금을 당사자에게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택배노조는 “이후 타 임원의 부친상, 그리고 당사자의 부친상 당시에는 개인 계좌로 공지해 부의금을 받았다. 당사자가 조합의 돈을 개인 계좌로 받아 유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택배노조는 조선NS 보도에 대해 “노동조합 사무처의 회계처리에 실수가 있었지만, 이를 ‘사금고’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자, 악의적 매도”라고 했다. 이어 “지금 윤석열 정부와 조선일보는 노동조합의 회계 처리상의 실수를 침소봉대하여 마치 노동조합들이 조합원들의 돈을 마구 유용한다는 식으로 악의적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노조 죽이기이며,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