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합동연설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우월감을 강조하며 당대표가 되면 국민의힘 내에서 구시대적 종북 몰이를 없애고 색깔론에는 무관용으로 대처하겠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타 후보들과 이념 논쟁에서 차별화를 통해 중도층을 끌어들일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천하람 후보는 지난 23일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오늘은 과감한 말씀을 드려볼까 한다. 우리의 자신감에 관한 이야기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두려워하는 정당입니까? 한반도의 평화를 이야기하면 종북입니까?”라고 운을 뗐다.
천하람 후보는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말한 안철수 후보가 종북 좌파입니까? 그럼 신영복 선생의 베스트셀러 책을 읽은 수많은 국민들도 다 종북 좌파입니까?”라며 “이에 대한 안 후보님의 답변도 좀 황당했다. ‘그럼 가서 잘 죽었다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하셨다. 그게 조문을 갔다 오신 분이 하실 말씀인가?”라고 직격했다. 천 후보는 “우리 정치가 아무리 생각이 다르고 이념이 달라도 죽음 앞에서는 늘 겸허해 왔다”며 “우리 모두 정치를 하기 전에 인간이 되어야 한다. 괴물은 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후보는 이어 “제가 지금 김정은한테 나라 갖다 바치려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저도 저 북한의 김씨 일가 무척 싫어한다.”며 “그런데 당원 여러분 우리가 날마다 종북 몰이를 한다고 대한민국의 평화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천 후보는 “저는 사실 이 무도한 북한 정권에 대한 뿌리 깊은 분노의 마음을 이해한다. 이 분노는 역사가 있는 감정이며 상처가 깊은 정서”라며 “말이 안 통하는 상대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너무도 당하지만, 간곡하게 말씀드리 건데 우리가 이 상처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더 많은 국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천 후보는 “이미 국민께서는 유화책이냐 강경책이냐 하는 이런 이분법을 거부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저 집착 그리고 과도한 저자세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하시지만 그렇다고 김대중 정부부터 시작된 햇볕 정책 그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으신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때 우리에게는 악몽 같던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90%에 육박했다”며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실타래처럼 얽힌 한반도 평화 문제를 이념 전쟁이 아닌 전략의 문제로 다루는 일이다. ‘저 민주당은 종북이라서 햇볕정책을 한다’라고 비판하지 않고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할 줄 아는 우리의 정책이 훨씬 유능한 전략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하람 후보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색깔론과의 단절을 선언했다. 천 후보는 “우리는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우리는 체제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고, 우리 국민들의 힘으로 자유민주주의가 훨씬 우월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며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한 점이 단 하나라도 있나? 이준석 대표가 북한 방송을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하자고 대통령께 제안했던 이유도 이 자신감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보수 정당은 일관되고 당당하게 자유민주주의를 이야기해 왔다. 때로는 민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평화적 조치에 나설 수 있다”며 “당원 여러분 한번 상상해 보시라. 우리 윤석열 정부에서 만약 오늘이라도 남북 정상회담에 나서겠다고 발표한다면 어떻게 하시겠나? 우리 윤석열 정부도 종북 퍼주기 정부라고 비판하실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 보수 정치도 북한과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에 앞장서 온 역사가 있다”며 “7.4 남북공동성명은 박정희 대통령의 성과였고, 적극적인 북방외교로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를 맺고 북한과 유엔에 동시 가입한 것은 노태우 대통령이었다”고 보수 정부 사례를 들었다.
천하람 후보는 “우리는 더 자신감을 가질 자격이 있다. 체제 경쟁에서 승리한 빛나는 역사, 그 자부심으로 한반도 평화를 주도할 수 있다”며 “당대표 천하람은 더 이상 구시대적인 종북 몰이가 국민의 힘에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강경하게 촉구하고 결코 굴종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에는 무관용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영상엔 천하람 후보의 강원 합동연설회 전체 연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