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최고 스타 심은하(50) 연예계 복귀설은 사실이 아니었다. 지난 1일 일간스포츠 단독 보도로 알려진 심씨 복귀설은 연예계와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뉴스였으나 사실무근이었다.

심씨가 연합뉴스에 사실무근임을 밝힌 데 이어 배우자인 지상욱 전 의원(57)이 복귀설을 유포한 제작사와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공방이 정점으로 치달았고, 심씨와 작품 계약을 했다고 밝힌 제작사 바이포엠스튜디오(이하 바이포엠)가 가짜 에이전트에 사기당한 것이라고 밝히며 복귀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 2023년 2월1일자 1면 일간스포츠 기자 기사.
▲ 2023년 2월1일자 1면 일간스포츠 기자 기사.

이번 보도에서 가장 많은 ‘단독 보도’를 쏟은 곳은 단연 일간스포츠였다. 일간스포츠 연예1팀장(부장) 전아무개 기자가 주도했다. 그러나 그의 심은하 보도는 바이포엠 입장에 따라 널뛰었다. 1일자 <심은하 22년 만에 연예계 복귀>라는 그의 단독 보도는 3일자 <심은하 복귀는 없고 15억 사기극만 있었다>는 보도로 스스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일간스포츠는 지난 1일 1면에 <90년대 톱스타 심은하 22년 만에 연예계 복귀>라는 제목으로 ‘단독’ 보도를 실었다. 전 기자 기사로, 제작사 바이포엠 관계자 입을 인용했다. 

바이포엠 관계자는 전 기자 펜을 빌려 “심은하와 지난해 작품 출연 계약을 체결했다”며 “현재 복귀작을 선택 중이며 올해 촬영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전 기자는 기사에서 “심은하는 역대 최고 출연료 대우를 받기로 했으며, 계약 이후 상당한 금액의 계약금을 지급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 2023년 2월2일자 1면 일간스포츠 기자 기사.
▲ 2023년 2월2일자 1면 일간스포츠 기자 기사.

바이포엠도 1일 공식 입장을 통해 심씨와 출연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5억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편인 지상욱 전 의원은 “심은하가 보도를 보고 황당하고 불쾌해 한다”고 반발했다. 심은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안태호 클로버컴퍼니 대표는 “바이포엠이 심은하의 매니지먼트 담당자라고 사칭하는 사람과 계약했고, 바이포엠은 사칭범과 계약했다는 설명에도 심은하 이름을 거론하며 바이럴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 공방은 싱겁게 끝났다. 바이포엠은 3일 자칭 심은하 에이전트라는 A씨의 업체와 계약을 맺고 출연료 총액 30억 원 중 15억 원을 지급한 것은 사실이나 A씨가 바이포엠에 제시한 심씨 도장, 관련 날인 서류들, 문자메시지 등이 모두 허위였다며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심은하 배우와 가족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반면, 안 대표는 “바이포엠이 A에게 계약금 15억 원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지금 발 빼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바이포엠 유귀선 대표와 A는 한 패라고 본다. 법적 대응 방침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간스포츠도 이와 같은 공방을 중계했다. 1일 오전 단독으로 <심은하, 22년만 연예계 복귀 확정>이라고 소식을 알린 전 기자는 1일 오후 <[단독] 15억원의 행방은? 심은하 복귀 진실게임… “계약금 지급” vs “허위사실”>이라는 보도를 내보냈고, 2일 오전에는 <[단독] “심은하에 계약금 15억 전달 안 된 것 확인”… 바이포엠 “진심 사과”>라는 기사를, 2일 오후에는 <[단독] 심은하 복귀 15억 사기극으로 마무리… “그래도 복귀는 열려있다”>라는 기사를 썼다.

3일 일간스포츠 1면에 실린 그의 기사 제목은 <심은하 복귀는 없고 15억 사기극만 있었다>였다. 이틀 전 그의 기사 <90년대 톱스타 심은하 22년 만에 연예계 복귀>와는 180도 배치되는 내용이다. 전 기자는 3일자 기사에서 “통상적으로 연예인 출연 계약은 갑을병 계약으로 이뤄지며 을이 연예인인 병에게 위임을 받아 갑과 계약을 체결한다”며 “이 때문에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심은하에게 위임 받았다는 A씨의 여러 관련 자료들을 믿어 결과적으로 사기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바이포엠은 지난해 3월에도 심은하 복귀설을 거론했다가 심씨가 “바이포엠스튜디오라는 회사는 이름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반박하는 등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심은하 복귀설을 허위 유포한 전력이 있는 업체인 것이다. 전 기자가 심씨 측에 제대로 된 확인 없이 바이포엠 입장을 받아썼다는 비판이 나온다.

▲ 2023년 2월3일자 1면 일간스포츠 기자 기사.
▲ 2023년 2월3일자 1면 일간스포츠 기자 기사.

영화평론가 김도훈씨는 SNS에 “결국 사기로 밝혀진 바이포엠 심은하 계약을 단독이라며 첫 보도한 일간스포츠 전아무개 기자는 아직도 교묘하게 바이포엠을 감싸고 돈다”면서 “어떻게 한 매체 부장이라는 사람이 심은하 측 확인도 없이 단독을 쓸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김씨는 3일 통화에서 “전 기자는 바이포엠에 우호적 기사를 끊임없이 쓰고 있다”며 “단독 기사가 계속해서 전 기자로부터 나오고 있고, 주로 바이포엠 입장을 전하는 기사다. 심은하 측에서 바이포엠과 전 기자를 함께 고발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바이포엠은 지난해 10월 영화 ‘비상선언’의 부정적 여론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확산시켰다는 역바이럴 논란에 휩싸인 적 있다. 당시 유귀선 바이포엠 대표는 스타뉴스 소속이던 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역바이럴이란 건 해 본 적도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고, 바이포엠은 의혹을 제기한 김씨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미디어오늘은 3일 ‘심은하 복귀설’을 첫 보도한 전 기자에게 △오보로 드러난 첫 보도에 대한 입장 △바이포엠과의 관계 △심씨 측의 명예훼손 고발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그는 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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