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MBC사옥.
▲서울 상암동 MBC사옥.

고용노동부가 10일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10월26일 특별근로감독 개시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2월23일까지 조사에 나선 결과 체불임금 9억8200만원과 포괄 임금 오·남용, 최저임금·모성보호 위반 등 근로자에 대한 위법·부당 사례를 9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가 진행 중이던 부당노동행위 사안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했다. 

노동부는 MBC가 △노사 합의를 이유로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적은 금액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거나 △노사가 체결한 포괄 임금 약정을 이유로 최저임금 수준의 계약직 근로자의 연장근로수당을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적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9억5900만원(515명), 시간외수당 2300만원(211명)에 해당하는 체불임금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노동부는 또 MBC가 최저임금 산정방식을 잘못 적용해 총 61명(1300만원)에 대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했으며, 임산부‧산후 1년 미만자에 대한 모성보호 조치를 위반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 없이 임산부‧산후 1년 미만자가 야간 및 휴일 근로, 시간외근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는 “법 위반사항에 대해 사법처리(7건), 과태료 부과(2건, 880만 원) 등 후속 조치하겠다”고 했다. 

MBC는 이번 결과에 입장을 내고 “일반근로감독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조사를 일부러 대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뿌리며 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는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MBC는 “대규모 노사분규가 발생해 정상적인 방송이 불가능한 사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대표이사에 대한 형사처벌을 전제로 하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것은 다음 달 사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MBC는 노동부를 향해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면서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겠다고 해놓고는 정작 ‘부당노동행위 사안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자기모순적 발언을 하고 있다”며 “MBC 사장 선임을 앞두고 경찰 수사, 국세청 조사, 국민감사청구에 의한 감사원 감사에 이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까지 벌이는 것은 MBC에 대한 전방위적 정치 공세가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고 했다. 

앞서 노동부는 이미 서울서부지청에서 제3노조 부당노동행위 신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으며, 지난해 최승호 전 MBC 사장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황이었다. 

“당사자들에게 확인하는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특별근로감독 결과와 관련해서도 MBC는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 노사 합의 이행, 방송 제작상의 특성 등으로 발생한 사항들”이라며 구체적 반박에 나섰다.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지급 문제에 대해선 “법이 보장한 연차휴가임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개개인은 부서장에게 휴가를 간다고 할 때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부서장 눈치 보지 않고 휴가 갈 수 있도록 만든 제도가 ‘연차보상 상한제’와 ‘사회문화체험’제도”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사회문화체험’을 시행하면서 추가로 투입한 비용은 특별근로감독 결과 추가지급 하도록 지적한 금액을 상회한다”고 반박하며 노동부가 이 같은 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했다. 

모성보호 조치 위반에 대해선 “조사 기간 중 단 1건의 신고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회사는 여성 근로자가 임신 사실을 통보해서 이를 인지한 순간부터 모성보호를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노동부가 회사의 강요에 의한 시간 외 근무 등이 있었는지에 대해 당사자들에게 확인하는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서둘러 결과를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최저임금액 미달 지급에 대해선 “매월 초가 아니라 중간에 입사한 근로자의 경우 근로일부터 임금을 계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입사 월에 한해 최저임금 미달이 발생했다. 산정방식의 착오로 최저임금 미달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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