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국민의힘 당규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방송해 국민의힘 당내 내홍을 부각시켰다’는 지적을 받은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제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의 활동 백서를 두고 출연자가 ‘인상비평’이라며 폄하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1AM ‘주진우 라이브’에 대해서는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2022년 7월4일) ‘뉴스브리핑’ 코너에서 진행자 신장식씨와 출연자들은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최고위원회 불참소식을 다뤘다. 진행자 신장식씨는 ‘경고, 출당 권고라면 윤리위에서 확정된다. 그런데 당원권 정지, 출당 같은 경우 최고위에서 결정을 해야하는데, 최고위는 4대 2로 이준석 대표쪽이 앞선다’며 ‘그러니까 최고위 무력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 내지 출당 권고 같은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배 최고위원이 최고위를 의식적으로 무력화하고, 파탄 내려는 게 아니냐는 추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7월4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 7월4일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국민의힘 당규인 ‘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징계 종류 중 ‘당원에 대한 제명’만 윤리위원회 의결 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당원권 정지’ 징계 결정은 최고위원회 의결 없이 윤리위원회에서 결정이 가능하다. 당일 해당 코너 방송 이후 진행된 ‘중진의격’ 코너에서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를 정정했다.

지난 3일 진행된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심의위원들의 의견은 나뉘었다. 황성욱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해당 발언은) 비판의 전제가 되는 팩트가 틀린 것”이라며 “신장식씨는 변호사다. 변호사가 규정에 대해 놓치게 된 것인데, 본인이 다시 한 번 진행방식에 대해 고민해보라는 의견을 남기고싶다”고 했다. 이광복 소위원장(국회의장 추천)도 “팩트만 전달했다면 문제삼을 일이 아니지만, ‘최고위를 무력화시려고 했다’는 식의 해석은 상당히 정파적이라고 오해살 수 있다. 청취자들은 그쪽에 경도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서 조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다음 코너에서 정확하게 바로 잡아줬다.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다면 시사 보도 프로그램을 전반적으로 봐야지, 한 순간만 떼어내서 편파적이라거나 객관성 위반이라고 경직되게 제재하는 건 문제가 많다고 본다”며 “특히 TBS에는 우리가  과거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방송사와 다르게 더 가혹하게 기준을 적용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사안은 심의위원 5인 중 3인이 행정지도 ‘권고’, 김우석 위원(국민의힘 추천)이 ‘제작진 의견진술’, 윤성옥 위원이 ‘문제없음’ 의견을 내 ‘권고’가 의결됐다. 

‘‘제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활동 백서 폄하’ 지적받은 ‘주진우 라이브’ 문제없음

‘제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의 활동 백서를 두고 출연자가 ‘인상비평’이라며 폄하했다는 지적을 받은 KBS ‘주진우 라이브’에 대해서는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KBS-1AM ‘주진우 라이브’(2022년 7월15일) ‘쥬스!’ 코너에서 출연자 정상근 기자는 “권성동 원내대표는 오늘도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당에서 만든 ‘불공정방송 모니터링 결과’라는 책자를 꺼내들면서, ‘문재인 정권에서 공영방송의 불공정 편파 보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라며 ‘‘정권 부역’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당시 여권인 민주당이 유리하게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책자는 지난 3월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최한 토론회 자료집”. “공영방송사가 편파적이다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렇다 할 근거 자료가 없어서 인상 비평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 KBS-1AM ‘주진우 라이브’ ‘쥬스!’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 KBS-1AM ‘주진우 라이브’ ‘쥬스!’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민원인은 해당 백서는 공영방송 소수노조와 언론·시민단체가 모인 ‘제20대 대선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이 제작·배포한 것임에도, 국민의힘이 직접 제작한 것처럼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서에는 불공정 방송의 프로그램명과 문제 방송 내용 등 구체적으로 적시됐음에도, 진보 편향적인 출연자가 ‘이렇다 할 근거자료가 없어서 인상비평이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며 폄하했다고 주장했다. 

‘제20대 대선불공정방송국민감시단’은 2021년 11월30일 출범한 단체로, 공영방송 소속 언론인단체인 ‘KBS직원연대’와 ‘MBC노동조합’,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본부에 소속돼있던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이 공동대표로 있는 ‘바른언론인모임’ 등의 단체들이 속해 있었다. 현재는 ‘공정언론국민연대’로 새로 출범했다.

2022년 7월15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제20대 대통령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 활동 백서’와 ‘제20대 대통령 MBC 불공정 보도 백서’를 들고 참석해 KBS·MBC 등 공영방송을 겨냥하며 불공정 보도에 대해 비판했다. 

이날 방송소위에서 김우석 위원은 “수많은 근거를 제시했음에도 ‘근거가 없다’라고 하는 건 그 자료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보지 않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라며 “당에서 작성한 듯이 얘기하는 것도, 작성자가 갖고 있는 정치적 바이어스를 일부로 부각시키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지금 KBS는 MBC와 함께 공영방송으로써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받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화를 내는 모습은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명백한 근거”라며 “이런 얘기가 나오면 일단은 반성하고 뭐가 문제였는지 보는 것이 공영방송의 진행자와 출연자, 직원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다. 지금 공영방송이 너무 무너져있어서 일반 민영방송과 전혀 구분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종편보다 더 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정민영 위원은 “정치권에서 방송이 편파적이라고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지만, 언론에서도 그런 비판이 구체적인 실체가 있는지, 객관적 비판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얼마든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이 자료집을 정당에서 직접 만든 게 아니고 단체들이 만들었다는 것은, 굉장히 지엽적인 부분에 대한 반박이다. 실제 국민의힘 주최 토론회에서 자료집으로 사용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안건은 심의위원 5인 중 3인이 ‘문제없음’, 김우석 위원이 ‘의견진술’, 황성욱 위원이 ‘권고’ 의견을 내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이밖에도,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전하면서 감사원이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책임을 전혀 밝히지 못한 것처럼 왜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C 뉴스데스크’(2022년 7월23일)에 대해서는 심의위원들 만장일치로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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