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 상황이 지속되고 부정 평가가 60%까지 치솟자 동아일보가 윤 대통령에 ‘스타 장관’ 찾을 게 아니라 스스로 리더십부터 돌아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아마추어여서 당선된 윤 대통령이 아직도 아마추어(조선일보)라는 지적과 업무보고에서 장관의 말을 듣기보다 본인이 하려 한다는 얘기(한겨레)를 전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중앙선데이는 지지 기반이 없는 윤 대통령이 자칫 빠르게 국정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예상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동아일보는 23일자 사설 ‘“잘못하고 있다” 60%… 尹 달라진 리더십 보여줘야’에서 한국 갤럽 여론조사 결과 일주일 전과 같이 지지율은 32%였으나 부정 평가가 60%로 7%포인트 늘어난 점을 들어 “이명박 정권 초기 광우병 사태 같은 정권을 흔드는 대형 이슈가 있지도 않다”며 “한 달 넘게 지속된 지지율 하락이 멈췄다는 데 가슴을 쓸어 내릴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특히 줄곧 호의적이던 층에서조차 ‘잘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높아진 점을 두고 “우려되는 대목”이라며 “윤 대통령은 콘크리트 지지층이 없다. 대선 지지자 일부만 돌아서도 국정 기반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인사 논란, 국정 비전 제시 미흡, 잦은 말실수와 태도 논란 등 부정 평가 이유는 다양하다”며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단호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주된 요인일 것이다. 이는 결국 윤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 문제로 수렴된다”고 윤 대통령 본인을 지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용산 대통령실 건물 1층 로비에서 출근길 약식 질의응답(도어스테핑)을 기자들과 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용산 대통령실 건물 1층 로비에서 출근길 약식 질의응답(도어스테핑)을 기자들과 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영상 갈무리

 

특히 윤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현장을 챙기라’, 수석비서관들에 ‘국정 홍보에 적극 나서라’, ‘대통령이 안 보인다는 소리가 나와도 좋다’며 스타 장관을 제안한 점에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동아일보 “각료와 참모들이 대통령 심기 살피기만 해선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는 건 당연하다”며 “다만 지금은 적극적인 홍보, 스타 장관 등을 강조하기에 앞서 대통령 자신의 리더십에 문제가 없는지 되돌아보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말 실수도 걱정했다. 동아일보는 “출근길 문답 등에서 정제되지 않은 듯한 말 실수가 또 반복되면 곤란하다”며 “윤 대통령은 다변가로 알려져 있다. 각종 회의에서 대통령이 말을 많이 하면 장관이나 수석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고 썼다. 이 신문은 “쓴소리 듣기를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이나 태도를 과감하게 바꾸는 유연성과 민첩함도 요구된다”며 “국정은 내 뜻대로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스타 장관론에 대한 비판은 보수 인사한테서도 나왔다.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20일 KBS ‘용감한 라이브’ 출연해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스타 장관들이 나오도록 기대하기 보다는 자신의 방향을 제시하고 앞장서고 나를 따르라 하는 노력이 앞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무엇보다 조직에 스타 나오는 것 절대 좋은 조직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방송사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방송사에 스타 기자가 나오고 스타 진행자가 나오면 그 방송은 좋은 방송이 아니다”고 경계했다.

▲동아일보 2022년 7월23일자 사설
▲동아일보 2022년 7월23일자 사설

 

중앙일보의 주말판인 중앙선데이도 이날 지지층에서 먼저 대통령 지지가 빠진다면서 취약한 정치기반 탓에 앞으로 여권 내부에도 설득이 안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중앙선데이는 23일자 4면 기사 ‘윤 대통령 보수층·6070 지지율까지 급락, 국정 동력 약화’에서 “역대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중도층에서 시작해 지지층으로 점차 확산됐던 전례와는 사뭇 다르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기존의 강고한 지지층 내부에서 먼저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중앙선데이는 빠른 지지율 하락세 요인을 두고 “결정적인 하나의 원인이 트리거(방아쇠)가 된 것은 아니다”라는 전문가 분석을 들어 “인사 논란과 대통령의 말실수 등 대통령실에서 비롯된 각종 논란이 제때 진화되지 못한 채 하나둘씩 누적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함께 커졌다는 지적”이라고 해석했다.

중앙선데이는 낮은 지지율이 장기화할 경우 국정 동력도 빠르게 약화될 것이란 관측도 전했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윤 대통령은 이전 대통령들과 달리 핵심 지지 기반이 약한 정치인”이라며 “그나마 확보한 지지층이나 중도층에서 계속 민심을 잃을 경우 야권은 물론이고 여권 내부를 향한 정책적 설득력마저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앙선데이 2022년 7월23일자 4면
▲중앙선데이 2022년 7월23일자 4면

 

조선일보 주필 “윤 대통령은 아마추어” 한겨레 선임기자 “아마추어 대통령”

조선일보의 윤 대통령 비판도 눈에 띈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은 21일자 ‘양상훈칼럼 큰 잘못 없지만 국민을 불쾌하게 한다’에서 “임기 초반을 보면 윤 대통령에게 아직 ‘정치적인 눈’이 생기지 않은 것 같다”며 “정치를 가볍게 여긴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윤 주필은 “정치 경험이 적으면 ‘내가 뭐 잘못했느냐’며 대중과 맞서고, 정치 경험이 많으면 대중의 생각에 자신을 맞춰 간다”며 “대통령 부인의 일정이 무계획적으로 방임된 것도 정치를 쉽게 본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양 주필은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윤 대통령 지지도 하락 원인을 ‘프로답지 못해서’라고 한 말에 주목하면서 “실제 윤 대통령은 큰 잘못을 했다기보다는 국민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이 더 큰 것 같다”며 “국민이 기대하는 대통령다운 어법이 있는데, 그걸 자꾸 벗어나니 국민이 불안하고 불쾌하다”고 비판했다. 양 주필은 “대중은 정치 아마추어를 좋아해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다”면서도 “그런데 대중은 일단 당선된 이후엔 정치를 프로처럼 하기를 원한다”고 썼다. 그는 “아마추어 당선자가 빨리 프로가 되지 못하면 곧 대중의 지지를 잃는다”고 충고했다.

▲조선일보 2022년 7월21일자 34면 양상훈 칼럼
▲조선일보 2022년 7월21일자 34면 양상훈 칼럼

 

한겨레 선임기자도 비슷한 논조의 분석을 했다. 대기업 분야를 오래 취재해온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는 22일자 칼럼 ‘[아침햇발] ‘아마추어’ 대통령’에서 윤 대통령의 부처 업무 보고 풍경을 소개했다. 곽 선임기자는 윤 대통령이 관례를 장관으로부터 1대1 보고를 받고 있는 점을 들어 “그런데 장관이 준비한 업무 계획을 제대로 보고하지 못하는 일이 잦다고 한다”며 “대통령이 장관 얘기를 조금 듣다가, 그만 됐다고 끊은 뒤 자기 말만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곽 선임기자는 “더 큰 문제는 대통령의 긴 얘기에서 정작 정리할 내용이 별로 없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성과를 내려면 장관의 충실한 보고-대통령의 명확한 지시-부처의 효율적 집행이라는 프로세스가 일사분란하게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스템이 무너진 것 같다”고 해석했다.

곽 선임기자는 이어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민생 대책 미흡, 잦은 인사 실패, 여당 내분 등 여러 요인이 꼽힌다”면서도 “그 중심에는 자신의 준비 부족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기는커녕 오히려 키우고 있는 ‘아마추어 대통령’이 있다”고 윤 대통령을 지목했다.

▲한겨레 2022년 7월22일자 23면 곽정수의 아침햇발
▲한겨레 2022년 7월22일자 23면 곽정수의 아침햇발

 

한국 갤럽 윤 대통령 긍정 32% 부정 60%, 토마토 긍정 30.4% 부정 67.2%

한편,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여전히 심상치 않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32%가 긍정 평가했고 60%는 부정 평가했다고 22일 발표했다.

한국갤럽은 “직무 긍정률이 6월 둘째 주 53%에서부터 지난주 32%까지 한 달 넘게 연속 하락했고, 이번 주도 32%”라며 “긍정률 하락은 6주 만에 가까스로 멈췄으나, 부정률은 지난주보다 7%포인트가 늘어 60%에 달했다”고 전했다. 한국 갤럽은 “3주 전까지는 주로 성향 중도층과 무당층에서의 변화였으나, 7월 들어서는 윤 대통령에 호의적이던 고령층, 국민의힘 지지층, 성향 보수층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에서 긍정률 하락·부정률 상승 기류가 공통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응답자(598명, 자유응답)는 그 이유에 대해 ‘인사’가 24%로 여전히 가장 높았고, ‘경제·민생 살피지 않음’(10%), ‘경험·자질 부족/무능함’(8%)이 각각 2,3위였으며 ‘독단적/일방적’, ‘소통 미흡’, ‘직무 태도’(이상 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일~20일(2일간) 전국 성인 남녀 1022명을 상대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은 결과 긍정 응답이 30.4%, 부정 응답이 67.2%에 이르렀다.

다음은 차례로 한국갤럽과 미디어토마토의 여론조사 개요다.

*한국갤럽 조사개요

- 조사기간: 2022년 7월 19~21일

- 표본추출: 무선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유선전화 RDD 10% 포함)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11.1%(총 통화 8,993명 중 1,000명 응답 완료)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미디어토마토 조사개요

-조사대상 : 대한민국 국민 만 18세 이상 남녀 1022명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오차 ±3.1%p

-조사 방식 : 무선 ars

-조사시기 : 2022년 7월 19일 ~ 20일(2일간) 7700개

-응답률 : 응답률 4.8%

-조사의뢰 : 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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