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촌동생 조명업체가 강릉시로부터 일감몰아주기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JTBC를 향해 국민의힘이 “악의적 보도”라는 반발에 이어 이번엔 “대국민 거짓 선동”이라며 반발 수위를 높여 논란이다.

이에 JTBC는 “폭넓은 취재에 근거한 정당한 취재 활동을 폄훼해 유감”이라고 재반박했다.

국민의힘은 보도 자체를 사실무근이며 기자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겠다고도 했고, 이를 받아쓴 매체까지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에 JTBC는 계속 취재중이며 대응을 공식화할 경우 자신들도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다시 국민의힘이 비난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까지 나서 “권성동 직무대행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기자 1명에 1억원씩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뉴스는 지난 20일 JTBC 저녁 뉴스룸 ‘[단독] 권성동 사촌동생 업체, 감찰 뒤에도 강릉시와 76건 수의 계약’ 보도로, 권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촌동생 권아무개씨가 강릉에서 운영하는 조명업체가 수의 계약 조건을 어기고 강릉시에서 사업을 따내 관련 공무원이 징계를 받았는데도, 그 이후에도 76건의 추가 수의 계약을 맺었다는 내용이다. 많은 수의계약을 받은 것 뿐 아니라 이 과정에 부당한 권력 행사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는 김두관 의원의 의혹 발언도 방송됐다.

이 보도가 나오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권성동 대표는 ‘인사 청탁’처럼 ‘특혜 청탁’을 넣었는지 국민과 강릉시민께 분명하게 해명해야 한다”며 “사법당국은 강릉시와 권성동 원내대표 사촌의 수의계약에 특혜가 있었는지 수사를 통해 철저하게 밝혀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용진 의원도 21일 페이스북에 “강릉 바닥에는 몇 년 전부터 이에 대한 이야기가 자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JTBC가 지난 20일 저녁 뉴스룸에서 방송한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촌동생 특혜 의혹 보도. 사진=JTBC 영상 갈무리
▲JTBC가 지난 20일 저녁 뉴스룸에서 방송한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촌동생 특혜 의혹 보도. 사진=JTBC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은 JTBC 보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1일 오후 ‘권언유착 정치공작에는 분명히 법적책임을 져야 합니다’ 제하의 논평을 내어 “JTBC가 이른바 ‘권성동 사촌동생 특혜’라는 제목으로 한 보도는 대국민 거짓선동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며 “의혹이라는 이름의 가짜뉴스에 ‘단독’이라는 스티커를 붙여 근거없는 내용을 전했고,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가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 원내대변인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권언유착에 의한 정치공작’”이라며 “이번 ‘특혜 의혹’은 지난 5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뉴스타파’가 이미 제기했던” 보도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JTBC는 근거가 부족하여 당시 다른 언론사에서 외면했던 가짜 뉴스를 한참 시간이 지난 지금 고장난 축음기처럼 되풀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지난 5월 선거과정에서 국민의힘을 흔들어보려고 썼던 가짜뉴스를, 이번에도 같은 용도로 재활용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근거없이 가짜뉴스를 생산하거나 보도한 모든 이에게 분명히 경고한다”며 “거짓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결국 거짓밖에 없다. 개개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은 물론, 민의를 왜곡시키는 불법적 행위로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며,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도 이날 저녁 성명을 내어 JTBC 보도를 비판했다. 미디어특위는 “JTBC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사촌동생 특혜 보도는 행정안전부 감찰보고서 내용을 권 직무대행과 연결시켜 국민의힘과 권 직무대행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켰다”며 “견강부회의 전형”이라고 반박했다. 미디어특위는 “JTBC가 뉴스타파의 두 달 전 보도를 사실상 ‘받아쓰기’ 해놓고 ‘단독’이라는 타이틀로 새로운 사실이 있는 것처럼 시청자를 속였다”고 썼다.

미디어특위는 또한 JTBC 보도내용 중에 ‘저희 취재진이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권 직무대행이 이번 사안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거나 관련된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다’라고 밝힌 대목을 들어 “근거 없는 의혹 제기임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특위는 “60여 명에 달하는 사촌동생들의 생계 관련 활동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권 직무대행과 연관 짓는 것은 무책임한 보도 행태”라고도 했다.

미디어특위는 “권 직무대행은 해당 보도에 기자 개인당 각 1억원씩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며 “이번 보도로 사업상 손실이 예상되는 권 직무대행의 사촌동생 역시 별도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썼다.

▲JTBC가 지난 20일 저녁 뉴스룸에서 방송한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촌동생 특혜 의혹 보도 중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입장. 사진=JTBC 영상 갈무리
▲JTBC가 지난 20일 저녁 뉴스룸에서 방송한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사촌동생 특혜 의혹 보도 중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입장. 사진=JTBC 영상 갈무리

 

앞서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이날 오후 1시15분경에도 출입기자 단체 SNS메신저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어제 JTBC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사촌동생 특혜 의혹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국민의힘은 이 보도를 당 대표 관련 근거없는 의혹제기로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악의적인 보도로 규정하고, 엄정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JTBC 최규진 기자에게 1억원 상당의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며, 받아쓰기 기사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TBC “정당한 취재활동 폄훼 유감” “법적 대응시 우리도 대응하겠다” 반박

이에 JTBC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JTBC는 21일 저녁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SNS 메신저 답변을 통해 “해당 의혹 보도는 관련자들에 대한 폭넓은 취재에 근거한 것”이라며 “정당한 취재 활동을 폄훼한 논평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반박했다.

JTBC 보도국은 앞서 기자에게 1억원의 손배소를 내겠다고 한 국민의힘 미디어국 입장에 대해 이날 오후 미디어오늘에 보내온 입장문에서 “관련 사안은 계속해서 취재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측에서 법적 대응을 공식화한다면 JTBC도 적절한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 거론한 뉴스타파 보도는 지난 5월3일 ‘‘윤핵관’ 사촌과 특혜 의혹’이다. 뉴스타파는 당시 “강릉시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촌이 운영하는 조명업체(퓨처라이팅)에 최근 7년여 간 61억원의 수의계약을 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강릉시가 주문진항 방파제 조명 공사를 통해 퓨쳐라이팅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은 당시 행안부 감찰을 통해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가 지난 5월3일자 윤핵관 사촌과 특혜 의혹 리포트. 사진=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뉴스타파가 지난 5월3일자 윤핵관 사촌과 특혜 의혹 리포트. 사진=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뉴스타파는 권씨와 권성동 직무대행과의 관계를 두고 “퓨쳐라이팅 권 모 대표와 권성동 의원은 단순한 사촌관계 이상”이라며 “최소 2015년부터 권 대표는 권성동 의원 후원회에서 회계책임자로 일했고, 최근까지도 회계책임자로 선관위에 신고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뿐만 아니라 권 대표는 권성동 의원의 선거를 돕다가 형사 처벌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 조명업체 퓨쳐라이팅의 권 대표는 뉴스타파에 “특혜가 있었다는 행안부 감찰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릉시 수의계약은 퓨쳐라이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체결했을 뿐 권성동 의원이 친척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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