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민심에서 벗어난 내로남불과 오만, 독선의 정치,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 운동권과 특정 정부(친노 친문) 연고에 의한 계파 정치 등 다섯 가지의 반성할 점을 스스로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 156명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1박2일간 충남 예산의 리솜리조트에서 의원 워크숍을 통해 민주당 내의 심각한 문제점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워크숍 2일 차인 24일 그 문제점에 관한 조별 토론 결과를 발표했다.

조 위원장은 토론 결과 크게 다섯 가지로 △당의 성찰 △선거 평가 △팬덤 정치 △계파 갈등 △민주당 향후 진로와 방향 및 전당대회 준비 관련 언급 등을 제시했다.

①민주당의 내로남불, 오만과 독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자?

우선 성찰에 대해 조 위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민심과 부합하지 않았다는 당 안팎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출발해야 한다, 특히 내로남불 오만과 독선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는 특정 시기와 사건, 사안의 문제라기 보다 수년 동안 누적돼 온 결과”라고 털어놨다.

그 책임을 두고 조 위원장은 “특정한 사람에 대한 책임도 경중을 따질 수 있겠지만, 특별히 당 구성원 전체가 책임과 성찰, 반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②무슨 말 하는지 모르는 정당, 선거 패배 책임지지 않는 정당

두 번째 선거 평가를 두고 민주당 의원은 비전도 없고,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 수도 없으며 공천 과정도 비상식적이었다는 목소리를 내놨다. 선거 패배 후 책임도 지지 않았다는 점도 패인이라고 시인했다. 조승래 위원장은 “강력한 정권 교체 여론이 있었음에도 민주당 만의 비전과 시대 정신의 가치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며 정책적 오류가 있어도 사전에 토론도 하지 못한 채 집행하는 바람에 국민들에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이 주장과 이 주장이 상충되는 등,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어떤 얘기를 하고자 하는지 혼란스러운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공천과 관련해 조 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상식적인 측면에 부합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핵심 당원 눈높이에서 보는 것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는 것에 대한 유연한 사고 필요한데 그런 측면이 부족해 공천 과정에서 문제들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국민들이 보기에 납득하기 어려워 결국 투표로 반영돼 당연히 선거에서 이길 수 없는 구조가 됐다는 얘기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2일차 행사를 마친 뒤 당권 도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2일차 행사를 마친 뒤 당권 도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걸어가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조 위원장은 “선거 패배 후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태도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들이 있었다”며 “특정 지도부와 후보의 경우 그 책임과 역할이 큰 만큼 책임도 당연히 크지만 그 분들한테만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우리 구성원들, 특히 핵심적인 구성원인 국회의원들, 핵심 당직자들이 같이 반성하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얘기는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무리한 출마(공천)와 그에 의해 선거 패배에 책임지지 않는 정당으로 인식됐다는 평가를 한 것으로 보인다. 그 책임도 크다는 의미다.

③팬덤 정치 역기능 해소에 리더십 발휘 못했다

팬덤 정치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조 위원장은 “팬덤의 역작용으로 외연 확장이나 국민적 설득하는 과정에서 팬덤(층의 주장)과 국민적 상식이 충돌했을 때 생기는 역기능에 대해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정치 문화와 정당 문화 측면에서 “같은 정당 안에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고 협력하는 정당 문화, 정치 문화를 갖는 게 필요하다”며 “절제하거나 문화를 바꿔나가는 노력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④강력한 연고주의 – 지역, 운동권, 친노 친문 등 깨고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해야

계파 정치에 대해서도 혹독한 비판이 나왔다. 조 위원장은 처럼회, 민주주의 4.0 등의 계파 해체 요구와 관련해 “당 내 조직이나 인간관계 등을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 구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은 강한 것 같다”며 “기득권이라고 한다면 가장 큰 게 연고로 인한 기득권”이라고 지목했다. 크게 세 가지인데, 지역, 운동권 여부, 어떤 정부를 같이 했느냐(친노냐 친문이냐) 등을 들어 조 위원장은 “이 세가지 강력한 연고의 기득권을 깨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의원)이 23일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2일차 행사에서 의원들의 조별 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의원)이 23일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2일차 행사에서 의원들의 조별 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조 위원장은 이와 함께 당 내 의원들 모임, 당 내 조직을 두고 “당 내 다양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요구하고 요청하는 이슈나 의제를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과점에서 깊이 고민하자는 의견이 강했다”고 전했다.

⑤민생 중심 강한 정당으로, 다양성 민주성 대표성 확보한 리더십 필요

이밖에 민주당의 노선과 관련해 조 위원장은 “민생을 우선시 하는 민주당의 전통적 노선,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약자와 함께 하는 정당이라는 태도, 민생 중심의 태도라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소개하면서 그래야 윤석열 행정부의 난맥상을 견제할 수 있는 강한 야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대통령 처음 해 본다’는 분이 대통령을 하고 있어 불안한 대통령과 행정부를 제어하고 방향을 잡는 것은 국회가 해야 한다”며 “그에 대한 국민적 여망과 여론이 많다”고 했다.

전당대회 차기 지도부와 관련해 조 위원장은 “전당대회 룰의 방향과 원칙에 대해서는 당심과 민심의 균형을 만들 필요가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지도부 구성의 경우 대표성과 다양성을 제고하는 지도부를 선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은 “지도 체제는 ‘민주적 운영을 하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친문 대표 주자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워크숍이 마무리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에서 통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재명 후보나 나나 출마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해보자”며 “특히 어제 재선 의원 48명 중 35명이 ‘이재명도 나오지 말고 홍영표도 나오지 말고 누구도 나오지 말자’고 했는데 이는 우리 의원들의 대선 지선(패배) 이후 위기 의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그런 것을 다 무시하고 내길을 가겠다고 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도전 불출마를 촉구했다. 이에 이재명 의원은 전날 ‘많은 얘기를 듣고 있다’는 정도의 발언을 했다고 홍 의원은 전했다.

이재명 의원은 당권 도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홍영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2일차 행사를 마친 뒤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이재명 의원과 자신 모두 나오지 말라는 재선 의원들 목소리를 전하며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홍영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남 예산 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2일차 행사를 마친 뒤 당대표 출마와 관련해 이재명 의원과 자신 모두 나오지 말라는 재선 의원들 목소리를 전하며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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