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 징계 심의를 했으나 결국 본인 소명을 2주 후에 듣기로 하고, 징계 결정은 뒤로 미뤘다. 대신 증거인멸 교사와 관련 사건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윤리위는 성 상납 행위 자체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성 상납 행위 자체의 입증 없이 증거인멸의 교사를 했다는 것이 가능한 것이냐는 의문이 나왔다. 이준석 대표도 2주 후에 다시 회의를 하면 뭐가 달라지느냐며 이렇게 길어지는 것이 당에 혼란만 주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양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은 22일 밤 11시50분 국회 본관 228호 회의실에서 제3차 중앙윤리위원회를 마친 뒤 가진 브리핑에서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에 징계 절차를 개시한다며 그 사유로 “증거 인멸 의혹 관련된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당원)에는 오는 7월7일 열리는 제4차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청취한 후 심의 의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에게도 오는 7월7일 회의에 출석을 요청했다고 이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날 결정은 참석 위원의 만장일치로 했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도 징계 논의에서 함께 심의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이 위원장은 “아니다. 증거인멸 의혹에 관한 품위 유지 위반한 거를 심의하기로 했고, 처음에 개시한 내용도 그런 내용으로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징계 절차를 두고 본인 소명 절차만 남은 거고 조사는 다 완료된 것인지를 묻자 이 위원장은 “그렇다”며 “출석해서 청취하는 그 절차를 일단 하고”라고 답했다. 징계할지 여부도 이 위원장은 이 대표의 소명을 먼저 들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소명을 하지 않고 예단해서 징계를 하겠다고 결정하고 소명을 듣는 건 아니다”라며 “오늘 모든 윤리위원회 회의는 어떤 기준을 정해 놓고 결정을 해 놓고 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양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이 22일 밤 이준석 당대표의 징계심의 회의를 마치고 2주후 소명을 듣고 징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이양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이 22일 밤 이준석 당대표의 징계심의 회의를 마치고 2주후 소명을 듣고 징계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이 대표를 이날 부르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질의에 이 위원장은 “절차상 순서가 있어서 그렇다”고 답했다. 이준석 대표를 애초 징계 여부까지 이날 결정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모자라서 못한 것이냐고 묻자 이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 애초부터 (안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며 “오늘은 소명 절차를 다 들어야 될 거 아니냐”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한 기자가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논의를 하려면 성 상납이라는 실질적 행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뒤에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이준석 대표 논리였다는 점을 들어 ‘성 상납이라는 일이 발생했다 판단하고 조사한 것이냐’고 질의하자 이 위원장은 “저희가 수사기관이 아니지 않느냐”며 “일반 상식적인 눈높이에서 한 것이고, (첫 의혹이 제기됐던) 12월에는 그 의혹이 있을 때 (징계 절차를) 불개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철근 실장의 징계 개시 사유가 증거인멸 교사 관련 품위 유지 위반이라고 한 점도 주목된다.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27일 가로세로연구소의 이준석 대표 성 상납 의혹 방송 당일 밤 이준석 대표의 부탁을 받고 접대 당사자로 알려진 장아무개 이사를 만나러 대전까지 내려갔고, 보름 뒤인 지난 1월10일 장 이사와 다시 만나 7억원의 투자유치 각서를 써줬다.

김 실장의 징계 수위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의에 이 위원장은 “징계를 개시했으니 소명을 더 들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김 실장에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판단한 경위가 무엇이냐는 재차 질문이 나오자 이 위원장은 “좀 의혹이 덜 풀렸다”며 “오늘 온 건 그 (이준석 대표 징계 절차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오셨기 때문에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해야 될 거 같다는 판단 하에 (김 실장도) 징계 개시를 했다”고 밝혔다.

김철근 실장의 의혹 어떤 부분이 덜 풀렸다는 것이냐는 질의에 이 위원장은 “아무래도 협조하는 차원에서 온 것이고, 징계를 개시하지 않았으니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의혹이 덜 풀렸다”고 했다. 어떤 부분인지 재차 묻자 이 위원장은 “그건 저희가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같은 얘기를 전해 들은 이준석 대표는 이양희 위원장의 브리핑을 마친 뒤인 밤 12시14분경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했으나, 옆에 있었지만 발언 기회를 못 얻었다”며 “7월7일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모르겠다. 지금 2주 뒤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불분명하고 무엇이 달라지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저는 의아하다”고 반박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밤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결과 2주후 이 대표의 소명을 듣기로 했다는 결정을 두고 2주 후면 뭐가 달라지느냐며 불만을 표시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밤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결과 2주후 이 대표의 소명을 듣기로 했다는 결정을 두고 2주 후면 뭐가 달라지느냐며 불만을 표시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현호 기자

이 대표는 “하이튼 길어지는 절차가 당의 혼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을 텐데, 길어지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무엇보다 보도자료로 본 것 외에는 언론인들보다 많이 알고 있는 게 없다.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이날 구속수감 중인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향해 이준석 대표측의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고 김 대표의 변호인인 김소연 변호사가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 대표는 답변없이 퇴장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지난해 12월27일 방송에서 김성진 대표가 대전에서 이준석 대표에게 접대와 성접대를 했다는 대전지검 검찰기록 내용을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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