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발 쇄신파동이 선거막판까지 봉합되지 않으면서 당 내부에서 박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왜 불편하게 보는지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애초 ‘대선 득표 격차인 0.73% 차이만큼의 역할만 요구했는데, 당 주류의 70% 이상을 바꾸려 한다’고 여긴다거나 ‘박지현의 당 내부혁신과 달리 당 주류인 586 출신들의 선거 전략은 과연 있느냐’는 시선 등이 그렇다.

천하람 변호사는 28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쇄신 행보를 두고 “이분이 민주당에서 대선 0.7% 지고, 0.7% 개혁하려는 느낌을 내려고 모시고 온 분인데, 586 용퇴를 꺼내는 것은 70%를 개혁하겠다는 얘기”라며 “0.7% 개혁하겠다고 데리고 온 분이 70%를 잘라내겠다고 하니까 데리고 온 목적과 안맞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천 변호사는 또 “비디오용으로 모시고 온 분인데 말을 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니까 틀어졌다”며 “청년 정치인은 본인이 소리를 내고 싶어하지만 당의 기득권은 그냥 개혁하는 느낌만 풍기고 가만히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항상 부딪히는 것”이라고 했다.

천 변호사는 다만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대선 2개월 전 제기했던 당내 파동의 해결과정을 비교하며 그 차이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천 변호사는 “박 비대위원장이 이걸 최소한 한 달 전에는 했어야 한다”며 “이준석 대표가 난리치고 했을 때는 선거 두달전이었고, 봉합후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었던 데 반해 박 비대위원장은 (선거 일주일 전에) 당장 당에서 받아들여 줄 수도 없는 불가능한 586 용퇴 조건을 던”졌다고 분석했다.

▲천하람(왼쪽) 변호사가 28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발 쇄신 파동 문제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천하람(왼쪽) 변호사가 28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발 쇄신 파동 문제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이에 김준우 변호사도 박 비대위원장을 두고 “상상 이상으로 좋은 메시지를 굉장히 많이 냈는데, 이토록 무시받은 비대위원장이 없다”며 “그녀가 말하는 모든 메시지는 당 차원에서 부인당했다고 하다시피 했으니 쌓인 구원들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해석했다. 김 변호사는 “박 비대위원장이 갑갑한 마음에 이렇게 지른 건데, 그렇다면 민주당 내 정치에 노회하다는 586 세대가 갖고 있는 이번 지방선거전략은 무엇인가, 저는 보이지 않는다”며 “박지현은 이거라도 하겠다고 얘기하는데, ‘당신들은 뭘 하냐’고 물어보면 ‘열심히하겠다’고 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586 주류가 볼 때 박 비대위원장이 이 정도로 자기 목소리를 낼줄 몰랐을 것”이라며 “어느 분야에서만 젊은 세대와 교감하고 한정적 역할을 할 줄 알았는데, 본인이 넓히니까 갈등도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다만 박 비대위원장이 메시지의 깔끔함이나 타이밍 등에서는 ‘미스’(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달리 이재명 대선후보 당시 선대위 대변인을 했던 현근택 변호사는 “박 비대위원장이 (애초) 이준석 대표과 계속 논쟁을 해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아니더라”며 “박 비대위원장이 우리 당 스피커 역할을 하면서 선거에 어느 정도 도와주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목소리의 방향이) 당내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안 좋은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봤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민주당 주류가 이번 지방선거에 참패할 경우 책임을 박 비대위원장에 떠넘길 거라는 추측도 했다. 장 교수는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했을 경우 ‘박 위원장 때문에 졌어’라고 책임떠넘기기 현상이 나올 것 같다”며 “‘박완주 의원 성범죄 공론화 및 사과’ 이후 충청도 선거가 상당히 어려워졌고, 민주당 지지율도 하락추세였는데, 이번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민주당의 갈등과 혼란이 불거져 국민과 지지층의 실망과 걱정이 커지는 등 선거 치르기 어려워질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렇게 되면 향후 민주당에서 정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준우(오른쪽) 변호사가 28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발 쇄신 파동 문제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김준우(오른쪽) 변호사가 28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발 쇄신 파동 문제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586 용퇴와 함께 박 비대위원장이 제기한 팬덤정치 문제를 두고 김준우 변호사는 “민주당 입장에서 반드시 넘어가야 할 산”이라며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으면 당내에서 최고위원이 되거나 당 대표가 되는데 용이하다고 보니 정치인들이 이를 취사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걸 극복하지 못하면 과거 국민의힘의 ‘태극기(부대)’의 강을 건너느냐 마느냐의 논쟁과 같은 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변호사는 “선거패배를 통해 그 부분이 변화돼야 하는데, 장성철 교수 말처럼 패배이유를 박지현 위원장 때문이라고 가면 진단을 잘못하게 되는 게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지난 27일 오후 윤호중 비대위원장 등에 ‘사전에 상의하지 못한’ 점 등을 두고 공개 사과해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인천 집중유세에서 자신이 제기한 5대 혁신 과제를 공동유세에서 발표하자고 했으나 윤 비대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아 유세현장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박 비대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를 요구해서 그렇다’는 취지의 말을 언론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이날 오후 서울 신촌 유세후 백브리핑에서 혁신위원장 요구설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YTN 영상 갈무리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이날 오후 서울 신촌 유세후 백브리핑에서 혁신위원장 요구설을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YTN 영상 갈무리

 

그러나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28일 오후 그런 말씀을 드린 적이 없다고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신촌에서 연 서대문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 이후 백브리핑에서 “솔직한 마음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비대위원장 자리를 하고 있음에도 이렇게 혁신이 어려운데 혁신위원장 자리를 맡는다고 해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환경이 안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해달라고 해도 저는 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경기 남양주 지원유세 후 기자들 질문에 “그 이야기는 안 하면 안되느냐, 하고 싶지 않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당 혁신문제를 두고 “박지현 위원장하고도 이 부분(혁신안)에 대해서 전혀 이견이 없다는 말씀드리고, 선거가 끝나면 거기에 따른 적절한 논의가 당에서 진행될 줄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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