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센터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ㅇ
▲프레스센터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사진=정철운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한국기자협회가 27일 공동 성명을 내고 “서울신문사는 프레스센터를 정치적으로 오염시키지 말라”며 즉각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프레스센터 11층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사무소가 위치했으며, 프레스센터 외벽에는 오세훈 후보를 홍보하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프레스센터 1층부터 11층까지는 서울신문사 소유다.

언론노조와 기자협회는 공동 성명에서 “우리나라 언론의 상징인 프레스센터가 정치적으로 오염됐다. 건물 외벽의 광고 권리를 가지고 있는 서울신문사가 오세훈 후보의 선거사무소 설치와 광고 현수막 게재를 용인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와 기자협회는 각각 프레스센터 18층과 13층에 사무실이 위치했다. 

기자협회와 언론노조는 “프레스센터는 우리나라 주요 언론단체들과 서울신문사, 그리고 지방 유력 언론사들의 서울지사 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대한민국 언론의 중심이자 상징”이라면서 “이런 건물에 특정 후보의 개인 홍보 현수막이 내걸린 것은 자칫 이들 언론단체나 주요 언론사들이 해당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인상을 서울시민들에게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울신문사는 재산권 행사라는 미명 아래 언론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고유의 가치를 망각하고 훼손했다”고 비판한 뒤 “건설 자본이 인수한 뒤 대주주 관련 기사 무더기 삭제로 물의를 빚은 서울신문사가 이제는 언론의 본령인 불편부당의 정신마저도 내팽개쳤다”고 개탄했다. 

언론노조와 기자협회는 “특정 후보 현수막을 내건 행위는 프레스센터 입주 단체들이 이어오고, 지키고, 추구하는 언론 본연의 정신에 위배됨은 물론 언론인의 자존심에 커다란 상처를 입혔다”며 “서울신문사와 오 후보 측은 정치적 논란거리를 만들지 말고 당장 프레스센터에서 현수막을 떼고, 선거사무소도 옮겨 더는 언론인들의 자존심을 짓밟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신문사는 오 후보 현수막 설치와 관련해, 12층부터 20층을 소유한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와 해당 층 관리를 맡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바코와 언론재단은 특정 후보의 선거 홍보 현수막 설치에 반대 입장이다. 

기자협회와 언론노조는 “앞으로 정치적 논란이 예상되는 현수막 게재 행위에 대해선 서울신문사와 한국방송광고공사 등 프레스센터 입주 언론 관련 단체와 사전 협의 및 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으며, 무엇보다 “서울신문사는 기본을 망각한 이번 사태에 대해 프레스센터에 입주한 언론단체와 언론사에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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