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남성편중 내각 질문에 여성이 장관 직전까지 올라오지 못했다고 한 답변이 잇달아 논란이다.

윤 대통령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다,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대통령실은 후보자 리뷰과정에서 여성 숫자가 적었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답하는 등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의당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이자 부끄러운 성평등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통령실 출입기자가 23일 오후 현안브리핑에서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여성이 장관할 때까지 올라온 사람이 많지 않다고 말한 것도 조금 부적절하지 않냐는 지적도 있는데 대통령실 입장을 듣고 싶다’고 질의하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성, 그 말이 부적절하다는 말씀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기자가 “‘여성들이 어느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다’는 발언이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고 재차 따져묻자 이 관계자는 “문제가 있다 없다기보다 제가 생각하기에 아마 후보자들을 리뷰하는 과정에서 숫자가 좀 적었다는 뜻으로 저는 이해하고 있다”고 답해 질문의 취지를 벗어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남성편중 인사에 대한 돌발질문에 “공직사회에서, 내각의 장관이라고 그러면 그 직전의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며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게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더 적극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다음날(22일)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과거 발언과 관련해 생각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정하고 했다, 안 하고 했다 그런 것보다 대통령께서 그 질문을 들으시고 생각하시는 바를 그대로 말하신 거니까 그것대로 받아들여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야당은 윤 대통령 발언과 대통령실의 추가 해명에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장태수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지 않아서 내각의 남성 편중이 일어났다는 답변과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인식이 모순된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듯하다”며 “그러고도 태연하게 여성에게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답하는 모습은 자신의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보여준 부끄러운 성 평등 인식을 바로 잡을 기회를 걷어찼다”며 “여성들에게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에서 위안을 찾아야 하느냐. 비겁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여전히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인식이 한심하다”며 “성 평등을 위한 우리사회의 오랜 노력을 조롱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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