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1 동시지방선거 서울시 선거전략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의회에서 시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프레임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각 가정에 배달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공보물과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공보물에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서울시의회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을 막는다는 내용의 신문기사를 실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는 가운데 오 후보의 당선뿐 아니라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을 다수당으로 만들어달라는 취지다. 23일 현재 서울시의회 93석 중 민주당이 84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4석, 무소속 3석, 정의당과 민생당이 각 1석이다. 

▲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공보물 중 신문기사를 인용한 부분. 사진=장슬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선거공보물 중 신문기사를 인용한 부분. 사진=장슬기 기자

오 후보는 선거공보물에 다음 4개의 신문기사 제목을 실었다. 

“[단독] ‘신통기획’도 좌초 위기…서울시의회 작정하고 예산 삭감”(땅집GO, 지난해 11월30일)
“서울시의회, 오세훈표 ‘1인가구’ 지원사업도 반토막 냈다”(뉴스1코리아, 지난해 12월6일)
“서울시의회, 오세훈표 주택정책 예산 삭감...정책 ‘빨간불’”(이데일리, 지난해 12월8일)
“오세훈 공약사업 ‘서울런·영테크’ 추경도…시의회 대거 삭감”(뉴스1, 지난 4월1일)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다양한 정책이 시의회에서 좌초됐다는 내용의 기사다. 땅집GO는 조선일보 계열 부동산 매체, 뉴스1은 민영뉴스통신사다. 

오 후보는 공보물에 해당 기사들을 인용하면서 “일하고 싶습니다. 51대 49로 힘을 주십시오!”라고 썼다. 51은 국민의힘을 뜻하는 빨간색, 49는 민주당을 뜻하는 파란색으로 표기했다. 오 후보 발목에 쇠사슬이 묶여, 발목잡혔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미지도 넣었다. 이어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해온 오세훈의 근무환경을 바꿔주십시오”라며 “구청장, 시의원과 손발을 맞춰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선거공보물에는 다음 3개의 신문기사 제목을 실었다. 지난해 재보궐선거로 오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후 민주당 중심 서울시의회로 곤란을 겪는다는 내용을 신문기사를 직접 인용하면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 국민의힘 서울시의회의원선거 비례대표 선거공보물. 사진=장슬기 기자
▲ 국민의힘 서울시의회의원선거 비례대표 선거공보물. 사진=장슬기 기자

“서울시의회의 발목잡기, 오세훈표 사업 예산 전액 삭감”(조선일보, 지난해 6월23일)
“서울시의회 민주당, 오세훈표 예산 흔들기 본격화(종합)”(뉴스1, 지난해 11월30일)
“[사설] 오세훈 발목잡기식 서울시의회 예산몽니 지나치다”(매일경제, 지난해 12월7일)

▲ 국민의힘이 선거공보물에 인용한 지난해 12월7일자 매일경제 사설
▲ 국민의힘이 선거공보물에 인용한 지난해 12월7일자 매일경제 사설

국민의힘은 “발목잡기 NO!”, “멈출 수 없습니다!” “대통령과 서울특별시장, 구청장, 서울시의회가 힘을 합쳐 일할 수 있도록 균형이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또한 최근 12년간 서울지역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내용을 공보물에 실으며 “국회, 시장, 구청장, 시의회 싹쓸이!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12년,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0~21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이번 지방선거 성격에 대해 물은 결과 ‘새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53.5%, ‘새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 등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0.9%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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