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가 ‘진행자 김어준씨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앙증맞은 몸’ 발언은 비난한 반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짤짤이’ 발언은 옹호하는 등 불공정한 진행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편향적 발언을 하는 출연자들로 패널을 선정했다는 지적을 받은 TV조선, 채널A에도 모두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선방심의위는 20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5월3일 TBS ‘뉴스공장’ 방송분에 대해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김어준의 생각’ 및 ‘이 정도는 알아야 할 아침뉴스’에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앙증맞은 몸’이라고 언급한 사안에 대해, “배 의원이 남성이고 여성 의장의 신체 특징을 희화화해 모욕했다면 성희롱 기사들이 쏟아지고 배 의원의 정치 생명은 끝났을 것이다. 윤리위에 회부돼 제명될 정도의 사안”이라며 “여성 의원이라 괜찮나?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 김어준의 뉴스공장 5월3일 방송화면 갈무리.
▲ 김어준의 뉴스공장 5월3일 방송화면 갈무리.

이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짤짤이’ 발언 성희롱 의혹에 대해서는 “여성들의 오해에서 비롯”했다며 “해프닝인데, 최초의 기사도 제가 보기에는 엉터리”라고 했다. 최 의원은 지난달 28일 여성 보좌관들이 배석한 여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의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같은 당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자 ‘○○○하느라 그러는 것 아니냐’라고 묻는 등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최 의원은 ‘○○○가 아니라 짤짤이를 말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어준씨는 “손 안에 든 걸 감추는 게 짤짤이의 핵심인데 최 의원은 그 얘기를 한 것”이라며 “화면에 안 보이니까 ‘감췄냐? 몸을 숨겼냐?’ 이 뜻이다. 남자들은 단박에 알아듣는 별거 아닌 농담인데 이 단어를 아예 모르거나 잘못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적용 조항은 ‘대담·토론프로그램 및 이와 유사한 형식을 사용한 시사프로그램에서의 진행은 형평성·균형성·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3조 제1항, ‘방송은 선거에 관련된 사실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다뤄야 한다’고 명시한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8조 제1항이다. 

김언경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김어준의 생각’이라는 코너 자체가 자신의 논평을 이야기하는 코너이므로 배현진 의원 발언에 대한 문제제기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지적이었다”며 “최 의원의 짤짤이 의혹에 대해서도 방송 당시 그정도까지밖에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발언처럼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선방심의위원 9인 중 8인이 문제없음, 권혁남 위원장이 의견제시 의견을 내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국민의힘 편중 패널 선정 지적’ TV조선·채널A, 문제없음

국민의힘 편중의 불균형한 패널을 구성으로 불공정 방송을 진행했다는 민원도 다수 제기됐지만, 모두 문제없음이 결정됐다. TV조선 ‘신통방통’ 4월20일 방송에서는 박원석 동국대 객원교수, 전수미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전희경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최병묵 시사평론가가 출연해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김은혜·유승민 예비후보 경합에 대해 대담했다.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4월26일 방송분에서는 김준일 뉴스톱 대표, 배승희 변호사,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본부장,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한민수 전 국회의장 공보수석비서관이 출연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박주민 후보 사퇴 논란 등에 대해 논의했다. 

▲ 티비조선 신통방통 4월20일 방송 화면 갈무리.
▲ 티비조선 신통방통 4월20일 방송 화면 갈무리.

채널A도 ‘뉴스TOP10’ 4월21일 방송에서 권지웅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노동일 경희대 교수, 이도운 문화일보 논설위원,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 장예찬 대통령직 인수위 청년소통 TF 단장, 김연기 변호사가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송영길·박주민 공천 배제 결정을 뒤집고 100% 국민경선을 하는 것으로 하루 만에 결정을 바꾼 상황 등에 대해 논했다. 

▲ 채널A 뉴스TOP10 4월21일 방송화면 갈무리.
▲ 채널A 뉴스TOP10 4월21일 방송화면 갈무리.

적용 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10조 제1항으로 해당 조항은 ‘선거법에 의한 선거방송을 제외한 선거 관련 대담·토론 등 시사정보프로그램은 선거쟁점에 관한 논의가 균형을 이루도록 출연자의 선정, 발언시간 등에서 형평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권혁남 위원장은 “패널의 편향성만을 가지고 문제 삼기는 어렵다. 방송의 편성권은 인정해줘야한다”며 “다만, 패널의 발언 내용이 문제가 됐을 경우에는 제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언경 위원은 “TV조선 신통방통에는 여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출연진이 모두 있었으므로 형평이 맞지만,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 TOP10의 경우에는 야당을 지지하는 출연진들이 더 많았다. 최소 여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출연진이 한 명 정도씩은 나와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형평만을 가지고 모든 방송을 (평가)하는 건 사실상 심의에 있어서 불편한 점”이라며 “발언 내용에 있어서의 형평성에 대해 문제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출연자의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는다는 것만을 가지고 계속 지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고도 덧붙였다.  

심미선 위원(한국언론학회 추천)도 “TV조선 신통방통은 패널 구성에 큰 문제가 없고, 나머지 두 프로그램 방송분은 (편향성) 문제가 있다”며 “선거 기간에는 평소보다 좀더 균형을 가지고 프로그램 제작에 임해야한다”고 했다. 

▲ 티비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4월26일 방송화면 갈무리.
▲ 티비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 4월26일 방송화면 갈무리.

유기철 위원(한국방송협회 추천)은 “사실 패널이라는게 주관적이라고도 볼 수 있어 방송사가 균형을 맞췄다고 주장해도 딱히 반증을 제기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면서도 “그래도 상식 선에서 지켜야 하는 정도는 있다. 모든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서 (불균형 패널 구성 관련 민원 제기) 빈도수 자체가 많은 상황이다. 그냥 문제없음으로 가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동재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진행자 자체가 편향성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김어준 뉴스공장)에도 조금 전에 우리가 문제없음을 의결했다”며 ”패널 구성 과정에서는 패널 섭외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는데 패널 구성을 일일이 지적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TV조선 ‘신통방통’에 대해서는 선방심의위원 9인 중 8인이 문제없음, 유기철 위원이 의견제시 의견을 내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TV조선 ‘시사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에 대해서는 선방심의위원 9인 중 5인이 문제없음, 김언경, 박동순, 심미선, 유기철 위원이 의견제시 의견을 내 문제없음이 의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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