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의 성추행 문제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당했던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복당 신청을 포기한다면서 현재의 민주당과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등을 혹독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양 의원은 18일 밤 11시58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복당 신청을 철회합니다’라는 글에서 복당 철회에 대한 상세한 이유를 기록했다. 양 의원은 “당을 떠나야했던 의혹이 법적 소명되었지만, 제가 돌아갈 당은 이제 없다”며 “6년여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손을 잡고 들어온 민주당은 민주적이고 혁신적이었으나 지금은 민주도, 혁신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대 같다”고 비판했다.

양 의원은 송영길 후보를 들어 “대선에 패배한 당대표이자 ‘586 용퇴’를 외쳤던 586세대의 맏형이 사퇴한 지 20일 만에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고,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겸 인천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출마에 “패배한 대선 후보가 한 달 만에 정계 복귀하고, 연고도 없는 지역에 출마하고, 보궐선거 후보가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을 맡는, 이런 기이한 모습에 박수를 친다”고 썼다. 그러면서 양 의원은 “지방선거 완패를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송 후보와 이 고문 두 분은 사퇴해야 맞는다”고 촉구했다.

양 의원은 현재의 민주당을 두고 “대선에 패한 약팀이며 상대보다 지지층이 크지도 두텁지도 않다”며 “국민들이 보기에 국민의힘 보다 더 정의롭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양 의원은 “그러나 민주당은 스스로를 ‘강팀이다, 지지층이 충분하다, 우리만 옳다’고 생각한다”며 “대선 때도 그랬다. 여전히 반성이 없으니 지방선거도 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성토했다.

▲양향자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재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한 후보자에 질의하고 있다. 사진=양향자 페이스북
▲양향자 의원이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재 한동훈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한 후보자에 질의하고 있다. 사진=양향자 페이스북

양 의원은 “극단적·교조적 지지층은 민주당의 외연 확장을 막는 ‘독’”이라며 안팎의 지지층과 강성 세력을 지목했다. ‘개딸(개혁의 딸들)’의 지지를 두고 양 의원은 “‘개딸’ 등의 등장은 고맙고 반가울 수 있으나 신중해야 한다”며 “지금 ‘개딸’에 환호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슈퍼챗에 춤추는 유튜버 같다”고 비판했다.

또한 ‘처럼회’에 대해서도 양 의원은 “처럼회와 같은 극단적·교조적 인식을 주는 세력도 외연 확대의 걸림돌”이라며 “괴물과 싸우다 자신도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 아닌지 돌아보라”고 질타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의 선거운동에 “정치가 국민 걱정을 해야 하건만, 국민이 정치 걱정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힘든 국민에게 손 내밀기는커녕, 매번 국민에게 힘 달라 손 내밀고 있다. 담대한 모습으로 지지를 받기 보다, 담대한 국민에게 지지를 구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송영길 후보의 선거운동을 두고도 양 의원은 “이재명 고문은 아깝고 안쓰러워 당장 표를 받겠지만 결국 소비되는 것”이라며 “송영길 대표가 비운 지역구에 출마한 것도 군색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뛰었고, 지금도 승리를 바라고 있으나 지금 민주당은, 저를 포함해 당을 걱정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적으로 여긴다”며 “송영길과 이재명의 민주당, 처럼회의 민주당이 아닌 다시 국민의 민주당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런 이유로 양 의원은 “지금의 민주당에는 제가 돌아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밝혔다.

▲양향자 의원이 18일 밤 11시58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복당신청 철회서 이미지. 사진=양향자 페이스북
▲양향자 의원이 18일 밤 11시58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복당신청 철회서 이미지. 사진=양향자 페이스북

양 의원은 삼성전자 임원 출신으로 2016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천거로 정치권에 입문해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특별사면을 주장하는 등 삼성일가를 여전히 두둔하는 주장을 펴 논란을 낳았다. 그러다 지난해 지역사무소 보좌관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자 2차 가해를 했다는 논란으로 민주당으로부터 제명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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