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전 당선인 신분으로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에 전화해 ‘왜 김은혜 후보를 공격하느냐’고 말했다는 한국경제신문의 강 후보 인터뷰 기사가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중립을 지켜야할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에 개입했다며 선관위에 고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강 후보에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진위 논란이 됐다. 이에 강용석 후보는 연락이 되지 않았고, 기사를 쓴 한국경제 기자는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한국경제는 지난 13일자 ‘[단독] 강용석 “尹이 김은혜와 싸우지 말라고 전화…나도 친윤” [인터뷰]’에서 강 후보가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라며 “지난주에도 김동연 후보랑 싸워야지 왜 김은혜를 공격하느냐”고 중재 전화가 왔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일문일답을 보면, ‘당선된다면 중앙정부인 윤석열 정부와도 협력해야 하는데’라고 묻자 강 후보가 “사실 윤석열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로 김은혜 후보보다 인연이 깊다”며 “당선인 시절인 지난주에도 연락해서 ‘이미 (김은혜 후보가) 후보로 결정된 마당에 왜 김은혜 후보를 공격하나. 함께 잘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하셨다”고 답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보도가 나간뒤 정치권에 큰 파장을 낳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6일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한국경제 보도를 두고 “보도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며 “당선인 시절이었다고 해도, 명백한 정치 중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윤 선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전국을 돌며 노골적인 지방선거 운동을 해왔으나 다시 한번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고한다”며 “앞으로 더 이상의 선거 개입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선인 시절의 불법적 선거 개입과 관련해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합당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경제 2022년 5월14일자 6면
▲한국경제 2022년 5월14일자 6면

 

실제로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선관위에 윤 대통령과 강용석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경기도당은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전화통화로 ‘특정후보를 도와 선거를 치르라’는 취지의 선거 개입 발언을 하고 공직선거 출마자가 이를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표한 것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제9조(공무원의 정치중립의무), 제85조(공무원의 선거관여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 선관위에 윤 대통령과 강 후보를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당은 이어 “대통령 당선인 역시 공무원에 준하는 존재인 만큼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으며, ‘공직선거 출마자’가 자신의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계획적으로 ‘중립 의무가 있는 자’를 이용했다면 공범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강 후보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전화했다는 언급에 대통령실이 사실관계를 부인했다는데 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16일 오후 5시56분경 내놓은 공지(알려드립니다)에서 “대통령은 강용석 변호사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경제가 지난 13일 보도한 강용석 경기도지사 단독인터뷰 기사. 사진=다음카카오 뉴스사이트 갈무리
▲한국경제가 지난 13일 보도한 강용석 경기도지사 단독인터뷰 기사. 사진=다음카카오 뉴스사이트 갈무리

 

강용석 후보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고,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를 통해 윤 대통령이 강 후보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해 질의했으나 아직 답변을 얻지 못했다.

이에 한국경제 기자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기사를 쓴 맹진규 한국경제 기자는 16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맹 기자에게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SNS메신저를 통해 △‘윤 대통령이 강 후보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에 대한 견해 △강 후보 인터뷰 내용에 대한 대통령실 쪽 크로스체크 여부 등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16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16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