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여당과 야당에게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놔 비판을 받았다. 

11일 오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여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는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해) 민주당이 요구한 답변서에는 ‘새로운 사회환경에 맞게 부처 역할과 기능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변했지만 국민의힘 의원에겐 ‘여가부 폐지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며 “뭐하는 거냐? 당에 따라 같은 질문에 답변 달리하는 것은 후보자가 국회 여가위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대체 청문회장에 왜 나왔느냐”며 “이 시간만 버티면 장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면 그런 희망을 버려달라”라고 지적했다. 

지난 6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소속 11명 의원은 여가부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권 원내대표외에 김병욱·김예지·김학용·박형수·성일종·이종성·이주환·정운천·하태경·허은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한 비판 의견도 나왔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여가부 폐지 법안을 발의했는데 여가부 장관 청문회 의미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여가위 활동에 대해 애정을 가진 입장에서 참담하다”고 말했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야당 간사)은 “윤석열정부가 여가부 폐지를 줄곧 말했고 권 원내대표가 폐지법안을 냈는데 여가부 장관하겠다는 사람도 여가부 폐지에 동의하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이 자리에 장관 해보겠다고 앉아있는데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후보자는 청문회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국민을 우롱하고 국회를 무시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청문회 진행 명분이 있다고 보느냐”며 “왜 하려고 하느냐, 여가부를 잘 폐지하려고 물으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국회가, 적어도 여가위 위원들이 이렇게까지 해야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오늘 인사청문회는 하지 않는 게 상식적으로 맞지만 어떤 생각을 하는지 확인을 해야할 것 같아서, 임명권은 가지고 있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있다”고 말했다.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YTN 갈무리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진=YTN 갈무리

 

자료제출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 의원은 “(김현숙 후보자 발표가) 4월10일 이후 후보자 검증은 못하고 한달이 넘게 자료제출로 실랑이해왔다”며 “(국민의힘 측에서) 요청 자료가 1430건이라고 (많다고) 하는데 자료제출 거부로 요구, 재요구, 재재요구가 상당수 자료가 겹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 본인의 강연료나 원고료 관련 자료, 국회의원시절 의정활동 관련 자료, 후보자 모친의 페이퍼컴퍼니 운영 의혹, 자녀 입시와 취업 관련 자료 등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원래 지난 6일로 예정됐지만 자료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1일로 연기됐다. 이날 오전 청문회는 자료제출 지적으로 사실상 제대로 된 질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정회 이후 오후 질의에서도 자료제출 지적이 계속됐다. 

이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도 “후보자는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자료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자료제출을 성실하게 했던 이전 장관 후보자들이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자료제출이 부실하다는 지적은 국민의힘에서도 나왔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 한두사람도 아니고 여러 명이 자료제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분명 자료 제출에 흠결이 있다”며 “후보자가 의원에게 사과하되 인사청문회는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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