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의 자녀 경북대 의대 편입 특혜 의혹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나오는데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측이 청문회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을 내놓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40년지기여서 신중한 것 아니냐, 다른 후보자 낙마를 막기 위해 정호영 후보만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자 윤 당선자 측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하는데 진땀을 빼는 모양새다.

배현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1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일일브리핑에서 ‘정호영 후보자 기자회견 했는데도 의혹 나오는데, 당선인 입장이 나올 예정이냐’는 이투데이 기자 질의에 “정호영 후보의 경우 어제 드린바와 마찬가지로 국민께 앞에 나서서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나서서 설명하는 자리는 국회 청문회장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배현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1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갈무리
▲배현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1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윤석열TV 갈무리

 

이에 윤 당선자와 정 후보자가 40년지기라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다. ‘정호영 후보에 대해 의혹이 나오는데도 인사청문회까지 기다리려야 한다고 말씀하는 것이 40년지기 친분 때문에 좀더 고민을 신중하게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이 있는데 당선인 입장은 뭐냐’는 이정우 문화일보 기자의 질의에 배 대변인은 “다시한번 소개 드리면 (청문회 자리가) 여러 의혹들을 자료와 증거를 갖고 여야 의원이 확인할 수 있는 자리기 때문에 보장해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당선인이 ‘부정한 팩트’를 얘기한 것이 법적 책임을 넘어서, 도덕성까지 더 한차원 높은 차원에서 눈높이에 맞지 않는 사안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언론과 국민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는 말씀을 다시한번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배 대변인은 “40년 지기라는 표현이 여러군데서 인용 보도된 것을 많이 봤는데, 이들은 각자 서울과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또 검사와 의사로서 각자의 바쁜 전문 분야에서 활동해온 분들”이라며 “제가 어제였는지 그제였는지 정후보자께서도 지기라는 표현이 상당히 민망하다고 어느 언론에 말씀을 주신 것으로 아는데, 40년지기라는 표현은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고 ‘40년지기’라는 표현자체를 부정했다.

이밖에 연쇄반응을 막기위한 정 후보자 한 사람에만 초점을 맞추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정호영 후보자 논란에도 국민 눈높이, 청문회를 지켜보자고 하는데, 일각에서는 한덕수 한동훈 정호영 후보로 연쇄적으로 효과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역설적으로 정 후보자한테 이렇게 좀 포커스를 맞추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는데 입장이 궁금하다’는 임유진 뉴스토마토 기자 질의에 배 대변인은 “질문을 잘 이해를 못했는데, 저희가 포커스를 역으로 맞춘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배 대변인은 “모든 후보자에 대한 의혹과 궁금증을 겸허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그러나 저희 스스로가 어떤 후보자에게 포커스를 맞출 힘은 없다. 그 힘은 언론이 가지고 계시죠”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이날 ‘정호영 방패막이 전략’설이 나오기도 했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연일 의혹이 터져나오는 상황인데도 왜 윤석열 당선자가 정 후보 낙마를 시키지 않고 버티느냐에 관해 “하나 얘기가 유력하게 나오는데 인간방패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무슨 말이냐고 김현정 진행자가 묻자 김 대표는 “모든 의혹이 정호영에 집중되고 있는데, 이걸 차라리 지금 내려버리면 언론이나 민주당이 다른 공격타깃을 찾을 것 아니냐”며 “두드려맞을 만큼 막판에 자진사퇴가 되든 뭐가 되든 그런식으로 전략을 짜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해석했다. 김현정 진행자가 ‘이건 그냥 기자들사이에서 나오는 얘기죠’라고 하자 김 대표는 “공식은 아닌데, 정치권에서도 이런 얘기가 상당히 유력하게 나온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 수사했던 것에 비교하면 정 후보자 의혹은 구속기소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전날 장제원 윤 당선자 비서실장이 ‘조국과 뭐가 같으냐, 조작이라고 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내용에 대한 견해를 묻자 “언론을 통해서도 밝혀지고 있지만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증명서에도 허위 기재가 돼 있고, 편입 과정에서 학부생으로서 아르바이트한 거를 연구원으로 기재를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다 사실상 사문서 위조고 공·사문서 위조”라며 “장제원 비서실장이 과거에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 했던 말을 놓고 보면 정말 즉각 구속 기소해야 할 사안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비대위원장은 “본인들이 그렇게 조 전 장관에게 ‘긴급 체포해야 된다’, ‘즉각 구속해라’고 주장했던 그 기준에 뭐가 모자른다는 건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며 “부정의 팩트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윤석열 당선인이 과거에 그럼 검찰에서 부정의 팩트가 있어서 압수수색하고 이렇게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부실검증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인선 명단, 관련 의혹을 보면, 자녀 관련 의혹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인사검증 단계에서 자녀 입시 병역, 취업에 대해 검증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느냐’는 이창훈 세계일보 기자 질의에 배현진 대변인은 “여러 가지 궁금증들을 제시해줬으나 사실 그 의혹에 관해 아직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배 대변인은 “인사검증 시스템이 당선인 인수위 시스템 차원에서 정부 시스템만큼 완전하다고 자평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인재를 적확하게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검증했고, 노력했다는 말씀을 다시한번 강조해서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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