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기자협회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광장에서 ‘순간의 기록, 살아있는 역사’를 주제로 제58회 한국보도사진전을 개최한다. 대상과 최우수상작, 뉴스, 스포츠, 피처 등 5개 부문 총 1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4일 개막식에 참석해 “그야말로 몇 장의 사진이 우리 사회를 바꾸고 또 역사를 변화시킨다”며 “보도사진은 그냥 보도 기록이 아니라 사진기자의 현장 투혼과 철학이 담긴 작품”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국보도사진전 대상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1심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씨가 지난해 7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집 앞 골목을 거닐고 있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 수상했다. 제목은 “당신 누구요”라고 돼 있는데 기자를 발견하고서 전씨가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한국일보 홍인기 기자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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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보도사진전 대상(왼편) 사진과 뉴스부문 우수상(오른쪽) 사진. 사진=정민경 기자. 

뉴스 부문 최우수상은 지난해 연초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함박눈 녹인 온정’(한겨레 백소아 기자) 사진이 선정됐다. 이 사진은 소낙눈이 내리던 날 서울역 앞 광장에서 얇은 옷을 입은 노숙인에게 지나가던 시민이 자신이 입고 있던 방한용 외투와 장갑, 지갑 속 5만원을 건네고 있는 장면이다. 노숙인이 너무 추워서 따듯한 커피 한잔을 사달라고 하니 시민이 그렇게 자신의 옷과 돈을 건넨 뒤 사라졌다. 

▲한국보도사진전 뉴스부문 최우수상. 사진=정민경 기자. 
▲한국보도사진전 뉴스부문 최우수상. 사진=정민경 기자. 

뉴스부문 우수상으로는 지난 추석 특별방역대책에 따라 요양병원 대면 면회가 허용된 날 요양병원에서 마주한 가족의 사진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애틋한 상봉(서울신문 오장환 기자)을 담았다.

또 다른 뉴스부문 우수상을 받은 사진은 광주일보 김진수 기자의 ‘누리호가 그려 낸 궤적’으로 누리호가 전남에서 궤적을 그리며 날아오르는 모습을 찍었는데 이 사진은 신호와 함께 솟아오르는 각기 다른 53장의 모습을 합성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스포츠 부문 최우수상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서정 선수가 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담은 사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에 돌아갔다. 스포츠부문 우수상은 김영진 한겨레 기자의 ‘후회 없는 발차기였다’라는 작품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태권도 여자 부문에서 세르비아의 선수에게 패배한 이다빈 선수가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보도사진전  포트레이트 부문 최우수상. 사진=정민경 기자. 
▲한국보도사진전  포트레이트 부문 최우수상. 사진=정민경 기자. 

포트레이트 부문 최우수상은 코리아타임스 심현철 기자의 ‘2021, 지구인 플라스틱에 묻히다’라는 작품으로 홍다경 지구시민연합 청년동아리 ‘지지배’(지구를 지키는 배움이 있는 곳)대표가 일반 쓰레기와 건설폐기물까지 10층 높이로 쌓여있는 쓰레기 산을 찾아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모습을 찍었다. 해당 사진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얼굴위에 올려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냈다. 

‘스토리 부문’은 하나의 스토리를 보여준 작품들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에 선정된 윤원규 경기일보 기자의 ‘잊혀진 원폭피해자들의 고통’은 일본 원폭피해자들의 모습을 담았다.

▲한국보도사진전 스토리부문 최우수상. 사진=정민경 기자. 
▲한국보도사진전 스토리부문 최우수상. 사진=정민경 기자. 

스토리 부문 우수상은 박종식 한겨레 기자가 찍은 ‘나는 투명노동자입니다’라는 작품과 박동주 연합뉴스 기자의 ‘열차가 멈춘 시간 전차선 작업이 시작됩니다’라는 사진들로 울산 태화강역 인근 동해 남부선 선로에서 전기 공급이 완전히 차단된 새벽 시간에 이뤄지는 전차선 노동자들의 노동현장을 담았다. 

▲한국보도사진전 역대 수상작. 사진=정민경 기자. 
▲한국보도사진전 역대 수상작. 사진=정민경 기자. 

이 외에도 사진전에서는 사진기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편집상’, 편집기자가 선정한 ‘올해의 사진상’, 역대 보도사진전 대상 수상작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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