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IHQ에 박종진 총괄사장이 부임했다. 언론인 출신 정치인으로 익숙한 박 총괄사장이 다시 미디어 업계로 돌아온 것이다. 기자 출신인 박 총괄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공격적 투자를 선언했다. “3년 안에 tvN만큼 성장시킬 것”이라는 포부는 그의 대표 공약이다.

올 한해 IHQ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만 200억 원 넘게 투자했다. ‘맛있는 녀석들’ 이외에 아쉬움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IHQ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만난 박 총괄사장은 합격점을 내놨다. IHQ 보도 노출 빈도가 종합편성채널(종편)을 능가한 것에 그 근거를 뒀다.

이 밖에도 한국농어촌방송 인터넷신문을 인수하며 언론시장에도 진출했다. 박 총괄사장은 “좋은 언론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인수할 의사가 있다”며 또 다른 매물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올 한해 공격적 투자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한 박 총괄사장. 그는 내년 목표로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 진출과 플랫폼 공개를 공언했다.

▲박종진 IHQ 총괄사장. 사진=IHQ 제공
▲박종진 IHQ 총괄사장. 사진=IHQ 제공

- 총괄사장 취임 당시 3년 안에 tvN만큼 성장하겠다던 포부를 밝혔다. 2021년 ‘박종진의 IHQ’는 어떠했는가?

“남들이 볼 때는 무모한 투자를 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공격적 경영을 했다고 비판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볼 때 잘했다고 생각한다. IHQ 홍보나 보도 노출 빈도가 사실 종편을 능가했다. 그 정도로 이제 국민한테 인지도를 많이 각인시켰다.”

- 취임 당시 250억 원을 투자해 12개 예능 프로그램을 론칭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 부문에 대한 성과를 이야기해달라.

“드라마까지 총 200억 원이 넘게 들어갔는데 의외로 큰 손실은 나지 않을 것 같다. ‘리쿱’(Recoup·제작비 회수) 기간은 한 2년 걸린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국내 지역 지상파에서도 우리 프로그램을 사겠다는 제안들이 있다. IHQ 채널 번호가 뒤에 있다보니 좋은 프로그램도 빛을 못 보는 경우가 있다. 지역 지상파는 번호가 앞에 있다보니 우리 프로그램을 사서 송출해보겠다고 한다. 올 한해 전체적으로 프로그램들이 실패한 건 없다. 연말 신규 론칭까지 총 13개 예능 프로그램 모두 안타를 쳤다. ‘돈 줄 내러 왔습니다’가 가장 반응이 좋았다. ‘리더의 연애’에선 실제로 출연한 리더랑 연예인이 공개 연애에 나서기도 했다. ‘언니가 쏜다’도 20회까지 늘려서 하고 있다. 그만큼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다. 우리 대표 프로그램인 맛있는 녀석들도 지금 새로운 멤버를 영압해 시즌2 자세로 임하고 있다. ‘마시는 녀석들’은 이름을 ‘주주총회’로 바꿨다. 그다음 이제 김성주, 안정환, 이승철의 ‘내 이름은 캐디’가 선전하고 있다. ‘은밀한 뉴스룸’은 저예산으로 만들었음에도 연예 정보 제공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잘 잡았다.”

- 맛있는 녀석들 외에는 임팩트 있는 프로그램이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가능해 보인다.

“한 술에 배부르겠는가. 맛있는 녀석들은 지금 6년 차 프로그램이다. 지금 자리 잡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적어도 1년 만이라도 쭉 가면 해소될 문제다. 시간의 문제다.”

- 새롭게 론칭하는 드라마 ‘스폰서’는 MBN과 동시 방영을 추진 중이다. 일종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도전에 나서는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스폰서는 우리 단독으로 가려고 했었다. 그러다 보니까 OTT 판매라든가 이런 쪽에 문제가 조금씩 생겼다. 드라마가 뜨기 위해서는 결국 좋은 번호에 나가야 한다. 지상파나 종편 정도의 번호에 나가줘야 해서 이 같이 추진했다.”

▲박종진 IHQ 총괄사장. 사진=IHQ 제공
▲박종진 IHQ 총괄사장. 사진=IHQ 제공

- 이에 앞서 MBN과 공동투자했던 드라마 ‘우아한 가’는 IHQ를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우아한 가는 5대5로 공동투자를 해서 제작한 드라마다. 일본 시장 진출도 글로벌 시장 진출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다. 일본은 이미 계약을 마쳤고 중국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 글로벌 OTT 시장 진출을 공언한 바 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글로벌 OTT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판매하기 위한 접촉이 이어지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도 그렇고 넷플릭스도 그렇고, 국내로 치면 쿠팡플레이와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판매는 통으로 계약하려고 한다.”

- 맛있는 녀석들 같은 경우 전체 계약이 아니라 별도 계약으로 니즈가 있을 것 같은데 이야기가 따로 오간 것은 없는가?

“사람들이 다 맛있는 녀석들에 관심이 있다. 그런데 통으로 계약해야지 이건 여기 팔고 저건 저기 팔고 이러면 일이 또 복잡해지고 정산도 힘들어진다. 지금 북미 OTT 시장에서는 연락이 계속 오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액수가 아니어서 논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유튜브도 이제 조금씩 정상에서 내려오는 분위기다. 우리 역시 OTT 시장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콘텐츠 시장에서는 파생 산업 개념으로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 시장 진출도 주목을 받고 있다. IHQ는 어떠한가?

“IP는 기본적으로 외주 제작이든 우리 자체 제작이든 100% 우리가 갖는다. IP는 앞으로의 돈줄이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사업도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박종진 IHQ 총괄사장. 사진=IHQ 제공
▲박종진 IHQ 총괄사장. 사진=IHQ 제공

- 한국농어촌방송 온라인신문을 인수하며 언론 시장에도 진출했다. 

“나부터 일단 기자 출신이지 않은가. 언론 역할에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 권력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내비치는 것, 또 경제를 살리고 좋은 방향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언론 역할이다. 한국농어촌방송이나 케이스타나 역시 이런 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기사들은 농어촌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향, 농어촌 어민 권익 향상을 위한 내용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지금 지방 기자들을 뽑고 있기도 하다.”

- 언론 시장에서 IHQ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내용이 있다면?

“한국농어촌방송뿐만 아니라 또 좋은 언론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인수할 의사가 있다. 그렇게 되면 구체적으로는 한국농어촌방송은 그대로 두고 다른 언론을 또 계열사로 운영할 계획이다. 좋은 언론이 있으면 인수할 의지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야기가 한 번 나오기도 했는데, 케이블도 뉴스를 할 수 있게 해주자는 규제 완화 논의가 있다. 실제 경제방송은 보도 채널이 아닌데도 지금 경제 뉴스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규제만 풀리면 바로 기자들을 투입할 수 있게 세팅은 다 돼 있다.”

- 신사동 사옥을 매각했는데 투자 일변도로 경영상 무리가 온 것은 없나?

“총괄사장으로 온 이후 부동산업을 우리 업종에 추가시켰다. 그 맥락에서 매각한 것이다. 이번 매각으로 순이익만 50억 원을 봤다. 경영상 무리가 있어 매각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업 차원에서 매각한 것이다.”

- 2021년 사업 확장이 IHQ 핵심이었다면 2022년 IHQ에서 주목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모바일 OTT 시장이다. 플랫폼 자체를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이다. 플랫폼 개발 전까지는 글로벌 OTT 시장 진출을 선행할 것이다. 내년 하반기 플랫폼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4월이나 5월에는 베타 테스트에 들어간다. 우리나라 최고 개발업자들이 다 붙어서 이미 시작했다. 깜짝 놀랄 특화 상품들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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